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는 31일 오전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를 각각 불러 조사 중이다.
◇이재명, 428억 약정 의혹…추가 소환조사 쟁점
김씨는 이 대표 측에 428억원을 약정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사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는 김씨가 천화동인1호 배당금의 절반(428억원)은 ‘이재명 측의 몫’이라고 언급했다고 진술했지만 김씨는 본인이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라는 주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지분 약정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본다.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14년 4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428억원(천화동인1호 지분 절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이런 제안은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통해 이 대표에게 보고됐다.
반면 이 대표는 지난 28일 제출한 33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에서 “저는 천화동인 1호와 관계가 없고,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지분 약정’ 의혹을 부인했다.
또 ‘정영학 녹취록’을 자신이 천화동인1호와 무관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정 회계사는 천화동인5호 실소유주로 대장동 사업 수익 배분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녹취록을 제출하는 등 검찰에 협조해 대장동 일당 중 유일하게 불구속기소됐다.
이 대표는 “유동규씨는 700억원(428억원)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제가 달라고 하면 주어야 하는 돈이라고 한다”며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정민용씨와 같은 부수적 역할을 한 사람이 100억원을 받고, 김만배씨 후배로 화천대유 실무를 챙긴 이모씨도 120억원을 받는다는데 이들보다 큰 역할을 했다는 유동규씨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 상식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대장동 일당은 성남시가 부담시킨 추가부담금을 사업종료 후 소송을 해서 되찾아가려고 모의한 사실도 나온다”며 “추가부담금 부과는 천화동인 1호가 제 것이라는 것과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회계사는 검찰에 ‘김씨로부터 ’이재명 측 지분‘의 존재를 들어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회계사를 상대로 ‘이재명 측 지분’의 존재를 비롯해 성남시 내부 기밀, 사업상 특혜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검찰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관계자 진술과 물증 등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소환 일정 줄다리기…이재명 측, 다음 주 출석 의사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추가 소환 일정을 두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에 1월31일, 2월1일을 제안했지만 이 대표 측은 1차 소환과 마찬가지로 주말 출석을 희망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주말엔 검찰 수사를 규탄하기 위한 민주당 장외투쟁이 예정돼 있어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4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민생 파탄, 검사 독재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이 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해 연설에 나선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이태원 참사 100일(2월5일)을 맞아 시민추모대회도 열린다.
이에 검찰은 이 대표의 다음 주 출석을 수용할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대면조사 답변을 서면진술서로 갈음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실질적 조사가 어렵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바로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