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경찰은 죽었다”…경찰청 인근 ‘근조 화환’ 릴레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5일 2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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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 내부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근조화환이 세워져 있다. 2022.7.25/뉴스1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 내부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근조화환이 세워져 있다. 2022.7.25/뉴스1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의 반발 움직임은 경찰 지휘부의 모임 금지 통보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쿠데타’ 발언 이후 더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린 데 이어 이번 주말엔 경감·경위는 물론, 지구대장과 파출소장까지 참석하는 회의까지 논의 중이다. 서장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도 자신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를 지시한 곳으로 대통령실을 겨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은 25일 경찰 내부망에 “30일 회의에 전국 지구대장과 파출소장의 참석도 제안한다”는 글을 남겼다. 유 경감이 언급한 30일 회의는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이 24일 경찰 내부망에 경감 경위 참석을 예고한 ‘전국 현장팀장 회의’를 뜻한다. 30일 회의도 서장 회의가 열렸던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리는데, 참석 인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국 경찰의 경감 경위급은 정원 기준으로 2만6000여 명에 달한다.

유 경감은 “전국 총경들이 단지 경찰을 걱정했는데 돌아온 건 ‘대기발령’과 감찰이었다”며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동참하는 게 동료의 의리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경찰 지휘부는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이 전국적으로 거세지고 있는 만큼 현장은 물론이고 온라인 참석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류 총경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자신의 징계에 대해 “청장 의사를 강하게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시 명령이 왔을 것”이라며 “(지시한 주체가) 윗선일 것이라는 밝힐 수 없는 얘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회의 중단과 징계 및 감찰 착수를 지시한 곳으로 사실상 대통령실을 지목한 것이다.

전국 일선 경찰들도 경찰청 인근에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고 적힌 근조 화환 등을 보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이 경위’ ‘김 경사’ 등 익명으로 전국 각지에서 경찰관들이 보낸 근조 화환은 약 40여 개에 달했다. 전국 경찰서에는 “류삼영 총경과 함께합니다” “전국 검사회의는 합법이고 경찰서장 회의는 불법인가”라는 현수막이 걸렸고 경찰 내부망엔 “나도 감찰 조사를 하라”는 글이 이어졌다.

전국 경찰직장공무원협의회(직협)의 1인 시위도 11일 만에 전국 곳곳에서 재개됐다. 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강학선 청주청원경찰서 직협회장은 “(윤 직무대행이) 류 총경과 얘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답이 바뀐 걸 보면 윗선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와 경찰청주무관노동조합도 이날부터 서울역, 수서역, 오송역, 부산역 등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에 들어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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