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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후임 기관장, 민주당 고위관계자가 밀어줬다고 말해”“공개된 장소에서 ‘더불어민주당 고위 관계자가 자기를 밀어줬다’고 직원들에게 말했다고 들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12월 임기를 남기고 사직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 A 씨의 후임이 직원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와 함께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버티면 감사를 계속하겠다’는 압박을 받아 사표를 썼다. 당장 사표를 보내라고 해 사진을 찍어 카카오톡으로 산업부 측에 보냈다”는 A 씨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A 씨 사직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 후임으로 임명된 이사장이 직원회의 등을 주재하며 ‘민주당 고위 관계자와 자주 교류하는데, 이 관계자가 나를 밀어줬다’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또 “후임 이사장 사무실에는 취임을 축하하는 당시 여권 고위 관계자의 화분이 배달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이달 13일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한국지역난방공사 후임 기관장 임명 당시 부당 지원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는데, A 씨가 사직한 기관은 이와 다른 곳이다. 후임자 부당지원이 산업부 산하 기관 여러 곳에서 벌어졌을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검찰도 복수의 산하기관에서 후임자 부당 지원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범위를 확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산업부 감사관실이 채용비리 혐의로 감사를 진행하며 (사표를 내지 않으면) 감사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부 감사관실은 2017년 11월 13일 당시 채용비리 관련 제보를 받고 해당 기관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같은 해 12월 당시 기관장이었던 A 씨가 감사 질의서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지만 이후 산업부 출신 내부 직원을 통해 “이사회에서 ‘셀프’ 해임을 의결하라”고 압박했다고 한다. 또 산업부 감사관실 관계자가 “(사표를 내지 않으면) 감사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A 씨를 직접 압박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결국 A 씨는 같은 달 28일 산업부 출신 직원으로부터 “당장 사표를 써서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라”는 요청을 받고 그 자리에서 사직원을 작성해 사진을 찍어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산업부는 A 씨 등 직원 7명을 사문서 위·변조,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이들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당시 산업부 감사관실에 근무했던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표를 내지 않으면) 감사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는 건 잘 모르는 내용”이라며 “당시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방침에 따라 감사가 이뤄졌으며 수사를 의뢰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이뤄졌지만 감사 결과 위법 부당한 사항이 여러 건 발견됐다”고 해명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2022-06-23 03:00
[단독]“월북 발표 난색 표하자, 담당 교체해 강행”해양경찰청이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두고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내놓을 당시 난색을 표하는 발표자를 교체하며 자진 월북 발표를 강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0년 9월 22일 북한군에게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 사건과 관련해 당시 관할서장인 신동삼 인천해양경찰서장은 당초 월북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이었다고 한다. 신 서장은 사건 이틀 후 1차 브리핑에서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만 했다. 그런데 닷새 후인 같은 달 29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때 발표자는 윤성현 당시 본청 수사정보국장(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으로 바뀌었다. 윤 국장은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수의 해경 관계자는 신 서장이 ‘자진 월북’을 단정하는 듯한 발표에 부담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한 관계자는 “당시 퇴직을 앞둔 신 서장이 자진 월북 쪽으로 발표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고 들었다”며 “이후 본청에서 ‘상급 기관인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서 발표하라’고 했지만 중부청도 어렵다고 해 본청에서 발표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신 전 서장과 윤 청장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1차 발표와 중간 수사 결과 내용이 바뀌는 과정에 청와대 지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경을 담당하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A 행정관이 청와대 지침을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하지만 A 행정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홍희 당시 해경청장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 내용에 어떻게 민정수석실 지침을 받느냐”며 부인했다. 한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세월호의 진실은 인양하겠다면서 서해 피격 공무원의 진실은 봉인하려 하느냐”고 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해경 윗선 ‘월북 판단’ 브리핑 지시… 일선 난색에 본청서 맡아” 수사결과 바뀐 5일새 무슨 일이…“자진 월북, 근거 부족” 이유로 당시 서장-중부해경청 발표 꺼려브리핑-수사 맡았던 간부들 승진일부선 “靑 민정실서 ‘월북’ 지침”… 당시 관계자 “그런 일 없다” 부인 해양경찰청이 2020년 9월 이례적으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브리핑 발표자를 교체한 것은 북한군에게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의 월북 가능성을 둘러싸고 내부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씨가 근무했던 ‘무궁화10호’ 동료들은 물론이고 사건 조사를 맡은 인천해양경찰서 내부에서도 당시 ‘자진 월북’ 가능성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건 발생 7일 만에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서둘러 발표한 걸 두고 국방부처럼 청와대의 지침을 받았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천해경·중부해경청 발표 난색…해경 “그런 사실 없어”이 씨 피살 이틀 후 첫 브리핑을 맡았던 관할서장(신동삼 당시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월북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발표하자는 해경 지휘부 방침에 ‘근거가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핵심 관계자는 “정년퇴직(2020년 12월 말)을 3개월 남긴 신 서장이 본인 입으로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경 지휘부는 이후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했지만 중부해경청 역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례적으로 윤성현 당시 본청 수사정보국장(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다른 해경 관계자는 “중간 수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발표하는 것이었다면 최초 발표자였던 인천서장이 발표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17일 “월북을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최종 발표는 다시 관할서장인 박상춘 인천서장이 했다. 다만 해경 홍보담당자는 발표자 교체를 두고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 본청에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월북 판단 발표자 등 줄줄이 승진사건 관계자들이 이후 줄줄이 승진한 것을 두고 내부에선 ‘대가성 승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청장은 ‘자진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발표 3개월 뒤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했으며, 본청 기획조정관을 지낸 뒤 남해해경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인천해경 수사과장은 지난해 초 총경으로 승진했고, 경감이던 수사팀장도 경정으로 승진했다. 수사 초기 불과 닷새 만에 발표 내용이 바뀌는 과정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국방부가 17일 “2020년 9월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하달받았다”고 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 지침이 해경청에도 전달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침 전달 창구로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당시 해경을 담당했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A 행정관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A 행정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위 관계자들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연락받은 바 없다”며 부인했다. 해경 고위 간부는 “수사 관련 사항은 독립성 유지를 위해 보고도 상당히 제한적으로 이뤄진다”며 “청와대 지침이 조직을 총괄하는 청장이나 수사를 총괄하는 부서장에게 전달됐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씨의 유족 측은 “22일경 고소 예정인데 대상에 김종호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해경의 중간 수사 발표에 무리한 내용이 여럿 포함됐다는 점도 청와대 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는 “해경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 실종자의 도박 채무액을 2배 이상으로 부풀려 발표하는 등 충분한 자료나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발표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해경이 이 씨의 월북 가능성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7명 중 1명만 ‘정신적으로 공황 상태’라는 표현을 사용했음에도 이 표현을 발표에 포함시킨 걸 두고 “추측과 예단에 기초한 것”이라고 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인천=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2022-06-20 03:00
백운규 영장기각에… 野 “정치보복 수사” 韓법무 “부패범죄 수사”“상당한 양의 객관적 증거가 확보돼 있다. 진술만으로 유무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법원이 전날(15일)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58·사진)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법원은 ‘말 맞추기’ 등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점도 기각의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영장 청구가 무리했다며 검찰이 ‘정치보복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부패범죄를 제대로 수사하는 건 검경의 존재 이유”라고 맞받았다. 법조계에선 “법원이 백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해선 소명됐지만,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어 현재로서 불구속 수사가 적정하다고 판단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백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 13명의 사표를 종용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고 있다.○ 法 “범죄 혐의, 대체적 소명 이뤄져”서울동부지법 신용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에 760자 분량의 영장 기각 사유서를 보냈다.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한 대체적인 소명은 이뤄진 것으로 보이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또 “(백 전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3년 9개월 지났고 재직 당시 직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관련자들이 이해관계가 상반돼 피의자(백 전 장관)가 다른 피의자나 참고인을 회유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 국·과장 일부는 검찰에서 “백 전 장관으로부터 ‘산하 기관장의 사직서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법원은 “2019년 1월에 고발장이 접수되고 대대적으로 보도됐기 때문에 증거를 인멸할 생각이었다면 이미 인멸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법조계에선 법원의 기각 사유를 보면 “적어도 핵심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탄탄히 진행됐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장판사를 지낸 변호사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혐의가 소명됐다고 몇 단락에 걸쳐 설명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혐의는 입증됐지만 백 전 장관의 방어권 행사를 고려해 현 시점에선 불구속 수사만 해도 충분하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도 법원이 혐의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보고 보강 수사를 거친 뒤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은 당시 대통령인사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과 상관인 김우호 전 인사비서관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민주당 “정치보복” vs 한동훈 “검경의 존재 이유”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백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법원이 검찰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문재인 정부 인사 및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한 동시 수사는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되고 대통령과 교감한다. 기획수사의 중심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장관은 이날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 전 장관 영장 기각에 대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관여하지 않지만 부패 범죄를 제대로 수사해 국민을 보호하는 건 검경의 존재 이유”라고 반박했다. 또 ‘정치보복 수사’라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도 “중대범죄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부르는 것에 상식적인 많은 국민들께서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경은 중대범죄를 제대로 수사하라고 월급을 받는다.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17 03:00
[단독]백운규 영장기각 사유 보니…“직원과 돈독하지 않아 회유 가능성 없다”“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3년 9개월 가량 지났고, 재직 당시 직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다른 피의자나 참고인들을 회유해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끌어낼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전날(15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와 같은 기각 사유를 밝힌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법원은 “상당한 양의 객관적 증거가 확보돼 있어 진술만으로 유·무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의 수사가 백 전 장관의 혐의를 소명할 물증을 확보하는 등 충분히 진행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현재로서는 백 전 장관의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어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백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인 2017~2018년 산업부 산하 13개 기관장의 사직을 압박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15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 法 “진술 만으로 유무죄 가려야 하는 상황은 아냐” 서울동부지법 신용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변호인과 검찰 수사팀에 760자(字) 분량의 영장 기각 사유서를 보냈다. 이에 앞서 서울동부지법은 15일 오후 9시 40분경 언론에 330자(字) 분량의 영장 기각 사유 요약본을 발표했다. 법원은 기각 사유에서 “피의자(백 전 장관)는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바, 범죄 혐의에 대한 대체적 소명은 이뤄진 것으로 보이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몇 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상당한 양의 객관적 증거가 확보돼있으므로 진술만으로 유무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주요 관련자들은 대체로 피의자와 이해관계가 상반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피의자에 유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의자가 다른 피의자나 참고인들을 회유해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끌어낼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퇴임한 백 전 장관이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관련된 현직 산업부 국·과장들을 회유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검찰에서 백 전 장관을 1회 소환해 심문하고, 4일 만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추가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백 전 장관이 구속된다면 본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으면서 동시에 수사를 받고, 대전지법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형사 재판에도 출석해야 하므로 방어권 행사에 심대한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檢, 산업부 블랙리스트 ‘윗선’ 수사 이어갈 듯 검찰은 일단 대통령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 등 청와대 ‘윗선’에 대한 수사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청와대 인사수석실 산하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이었던 박 의원이 산업부 김모 운영지원과장에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 중 사퇴 대상자’에 대한 자료를 건넸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산업부의 박모 당시 국장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을 직접 만나 사직을 종용했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두고 “기각을 위한 기각 사유”란 지적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수사 당시에도 백 전 장관은 퇴임한 상태였지만, 산업부 공무원들은 주말 새벽에 사무실로 찾아가 자료를 대거 삭제하고, 서로 말을 맞추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며 “이미 장관직에서 물러났고, 현직 공무원들과 이해관계가 상반됐다는 이유만으로 증거 인멸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16 13:16
‘산업부 블랙리스트’ 백운규 영장 기각… 법원 “일부 혐의 다툼 여지”문재인 정부 초기 임기가 남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퇴를 강요했다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법원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15일 기각했다. 서울동부지법 신용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3시간가량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거친 뒤 오후 9시 40분경 “일부 혐의는 다툼의 여지가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태도 등에 비추어 도망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 등 청와대 ‘윗선’에 대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검찰은 “산업부 관계자 요구를 받고 인사를 철회했다”는 A 전 한전KPS 사장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운규 측 “사직 강요한 바 없어”이날 서울동부지법 영장심사에 출석한 백 전 장관은 취재진에게 “장관 재임 시절 법이 정한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영장심사를 진행한 법원은 ‘검찰이 상당한 객관적 증거를 확보한 상황에서 백 전 장관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영장심사에서 백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사직을 강요한 바 없고 특정 후보자를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백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검찰은 백 전 장관의 지시로 2017년 하반기부터 산업부 관계자들이 A 전 사장을 포함해 13개 공공기관장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백 전 장관은 산업부 관계자를 통해 A 전 사장에게 인사를 취소하라고 지시한 혐의와 함께 2018년 한명숙 전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황창화 전 국회도서관장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면접 예상 질문 등을 미리 건네준 혐의도 받고 있다. 백 전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에도 검찰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수사 역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산하 기관장들의 사퇴 종용 과정에 당시 대통령인사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실무를 담당했던 민주당 박 의원이 관여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하고 조만간 박 의원을 조사할 예정이다. 당시 박 의원의 상관은 김우호 전 인사비서관과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등이었다.○ A 전 사장 “새 사장 와서 인사 하게 하라고 압박”검찰은 2017년 말 산업부 관계자가 산하 공공기관인 한전KPS 당시 사장에게 사표를 종용하고 이미 시행한 인사를 취소하도록 지시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전 사장은 올 4월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2017년 당시 산업부 관계자로부터 사표를 요구받고, 후임 사장 임명 전 인사를 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 등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전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17년 12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산업부 관계자를 만나 사표 제출 요구를 받았다”며 “(사표를 내지 않을 경우)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아 직원들이 피해를 볼까 봐 사표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의 임기는 당초 2020년 1월 말까지였지만, 2018년 1월 초 사표가 수리됐다. 검찰은 5월 한전KPS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전 사장은 검찰에서 법으로 보장된 공공기관장의 인사권이 침해됐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고 한다. 당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게 임금 감소에 따른 보직 변경 인사를 냈는데 산업부 측으로부터 ‘새 사장이 와서 하게 하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A 전 사장은 “사표를 내고 2017년 12월 보직 변경 인사를 냈는데 산업부 측으로부터 ‘인사를 취소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인사를 철회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2022-06-16 03:00
檢, ‘산업부 블랙리스트’ 박상혁 의원 수사문재인 정부 초기 임기가 남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퇴를 강요했다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사진)을 수사선상에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에 따르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하던 박 의원은 당시 산업부 산하기관장 중도 사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행정관이던 박 의원이 산업부에서 운영지원 업무를 담당하던 A 씨를 통해 산하기관장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의 뜻을 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인사혁신처장을 지낸 김우호 당시 대통령인사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실무를 담당했다. A 씨에게서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산업부 B 국장은 2017년 9월 초 서울 광화문 모 호텔에서 산하 공공기관장들을 일대일로 만나 사표 제출을 종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중도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산업부 전·현직 관계자 조사와 산업부 압수수색을 통해 박 의원이 A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 의원이 A 씨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부 관계자와도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의원에 대해 최소한 조사는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박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13일 문재인 정부 장관급 인사 중 처음으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실질심사는 15일 오전 10시 반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15 03:00
檢 “백운규, 기관장 13명 사퇴 압박”…文정부 본격 수사 가능성문재인 정부 초기 임기가 남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퇴를 강요했다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13일 청구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이날 “산업부 인사권 남용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2019년 1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백 전 장관 등을 검찰에 고발한 지 3년 5개월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초대 산업부 장관으로 취임한 백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산업부 산하 13개 공공기관장에게 사표를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후임 산하 기관장에 특정 인물을 앉히도록 부당 지원하고, 다른 산하 기관에선 후임 기관장 임명 전 시행한 인사를 취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급 인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정치보복의 신호탄”이라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보복 수사의 칼날을 온몸을 던져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백 전 장관 구속영장실질심사는 15일 오전 10시 반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다.‘산업부 블랙리스트’ 白 前장관 영장후임기관장 인선에 부당 개입하고, 이미 시행된 인사 취소시킨 의혹도피의자 출석조사 나흘 만에 영장… 白, 혐의 부인… 내일 영장 심사“기관장 사퇴 종용때 靑 언급” 진술… 조현옥 前수석 등 윗선 수사 주목 검찰이 13일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를 신호탄으로 문재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일단 15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백 전 장관 구속영장실질심사 결과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만약 이날 백 전 장관이 구속될 경우 이번 수사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윗선 수사’로 급속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직서 강요 외에 두 혐의 추가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백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3가지 혐의를 적시했다. △임기가 남은 산하 기관장 13명에게 사직서 요구 △A 산하 기관 후임 기관장 임명을 위한 부당 지원 △B 산하 기관장이 후임 기관장 임명 전 시행한 내부 인사 취소 지시 등이다. 백 전 장관이 산하 기관장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했다는 2019년 1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고발 내용 외에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특히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B 기관장은 2017년 말 사표 제출을 종용받은 뒤 산업부 관계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부 간부를 대상으로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가 이를 취소하라는 지시를 받고 결국 인사를 원래대로 돌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장관은 자택과 한양대 연구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달 19일 기자들과 만나 “항상 법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업무를 처리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9일 14시간 동안 백 전 장관을 조사하고 4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를 두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백 전 장관이 산하 기관장 교체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한 물증과 진술 등을 충분히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백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 조사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백 전 장관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재판 공소장에도 혐의 관련 내용이 일부 나온다. 공소장에는 백 전 장관이 산업부 직원들에게 “탈원전 반대 인사 등 신정부 국정철학과 함께 갈 수 없는 인물 등에 해당하는지 분류하고, 문제 있는 인사 퇴출 방안을 검토하라” “사장 이사 감사 등 인사와 관련해 한나라당 출신, 탈원전 반대 인사, 비리 연루자는 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등의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청와대 윗선 수사 주목검찰이 한 공공 기관장으로부터 “사퇴 종용 과정에서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실이 언급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청와대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팀은 신미숙 전 대통령균형인사비서관의 윗선인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려 했다. 하지만 2019년 4월 법원이 청와대 압수수색영장을 “피의 사실과 직접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면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검찰은 일단 백 전 장관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서도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만큼 관련 수사가 다각도로 진행되다 보면 ‘윗선’ 관련 진술이나 증거가 나오며 새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국민의힘이 4월 문재인 정부 초기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인사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혐의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2022-06-14 03:00
檢, 백운규 前장관에 구속영장…文정부 본격 수사 가능성검찰이 13일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를 신호탄으로 문재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일단 15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백 전 장관 구속영장실질심사 결과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만약 이날 백 전 장관이 구속될 경우 이번 수사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윗선 수사’로 급속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사직서 강요 외에 두 혐의 추가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백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3가지 혐의를 적시했다. △임기가 남은 산하기관장 13명에게 사직서 요구 △A 산하기관 후임기관장 임명을 위한 부당 지원 △B 산하기관장이 후임기관장 임명 전 시행한 내부 인사 취소 지시 등이다. 백 전 장관이 산하기관장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했다는 2019년 1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고발 내용 외에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특히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B 기관장은 2017년 말 사표 제출을 종용받은 뒤 산업부 관계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부 간부를 대상으로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가 이를 취소하라는 지시를 받고 결국 인사를 원래대로 돌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장관은 자택과 한양대 연구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달 19일 기자들과 만나 “항상 법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업무를 처리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9일 14시간 동안 백 전 장관을 조사하고 4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를 두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백 전 장관이 산하기관장 교체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한 물증과 진술 등을 충분히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백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 조사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백 전 장관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재판 공소장에도 혐의 관련 내용이 일부 나온다. 공소장에는 백 전 장관이 산업부 직원들에게 “탈원전 반대 인사 등 신정부 국정철학과 함께 갈 수 없는 인물 등에 해당하는지 분류하고, 문제 있는 인사 퇴출 방안을 검토하라”, “사장 이사 감사 등 인사와 관련해 한나라당 출신, 탈원전 반대인사, 비리 연루자는 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등의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청와대 윗선 수사 주목검찰이 한 공공기관장으로부터 “사퇴 종용 과정에서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실이 언급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청와대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팀은 신미숙 전 대통령균형인사비서관의 윗선인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려 했다. 하지만 2019년 4월 법원이 청와대 압수수색영장을 “피의 사실과 직접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면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검찰은 일단 백 전 장관의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다른 부처에서도 유사한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만큼 관련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다각도로 진행되다보면 ‘윗선’에 대한 진술이나 증거가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동부지검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산업부 외에 과기정통부, 교육부, 통일부, 국무조정실 등으로 확대할지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2022-06-13 21:29
[단독]대구 방화현장 관계자 “책상 아래 핏자국 흥건”방화 용의자를 포함해 7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 변호사 사무실 화재 현장에서 흉기와 함께 흥건한 핏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가 불을 내기 전 피해자들에게 흉기를 휘둘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현장인 대구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203호 사무실 내 변호사 업무 공간 책상 아래서 다량의 혈흔이 발견됐다. 현장을 확인한 관계자는 “화상으로 인한 것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핏자국이 흥건했다”라고 말했다. 변호사 사무 공간에서는 김모 변호사(57)가, 203호 내 다른 공간에서는 박모 사무장(57)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2명 모두 복부와 옆구리 등에 날카로운 물체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 경찰은 전날 사무실 출입문 안쪽에서 등산용 칼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천 씨가 김 변호사와 박 사무장에게 칼을 휘둘러 상처를 입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칼의 감정을 의뢰했으며, 10일 진행한 부검 결과가 나오면 사망자들의 정확한 사인(死因)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경찰의 현장감식에서 나온 연소 잔류물에서는 휘발유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10일 소방과의 합동감식에서 인화성 물질을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등 4점을 추가로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천 씨가 휘발유를 뿌려 불을 낸 것으로 보고 구입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방화현장 흥건한 핏자국… 경찰 “2명에 흉기 휘두르고 불지른듯” 취재진에 공개된 방화사무실 빌딩바닥-벽 잿더미… 천장도 뜯겨나가매캐한 냄새 진동… 숨쉬기 어려워경찰 “출입문 근처 특히 심하게 타”… 방화범 흉기 추정 등산용 칼 발견대형건설사 퇴직한 50대 방화범, 회사 지역책임자 행세하고 다녀10일 대구 변호사사무실 방화 사건이 일어난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내부는 검게 타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여서 화재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빌딩 내부는 1층까지 바닥이 온통 재로 덮여 검게 변해 있었다. 화재가 처음 발생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창문이 깨지면서 생긴 유리 파편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2층에 들어서니 매캐한 냄새가 심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복도 바닥과 벽면은 깡그리 불에 탔고, 천장 자재도 뜯겼거나 휘어진 채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다.○ 매캐한 냄새 진동복도 끝 방화 현장인 203호와 맞붙은 사무실 역시 불에 타지 않은 온전한 사무집기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위해 203호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 감식에 참여한 관계자는 “203호는 특히 출입문 근처가 불에 심하게 탔다”며 “방화범이 출입문 근처에 불을 지른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203호 내 사무장 등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좌측 사무공간에서 피해자 시신 2구, 탕비실에서 1구, 주출입구 오른쪽 창문 근처에서 2구를 발견했다. 김모 변호사(57)의 시신은 변호사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우측 사무공간에서 확인됐다. 사무실 책상 아래에는 핏자국이 흥건했다.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의 시신 역시 이 사무공간 입구에서 발견됐다. 203호 주출입구 앞에서는 등산용 칼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변을 당한 김 변호사와 박모 사무장(57)의 복부에서는 날카로운 물건에 여러 차례 찔린 상처가 확인됐다. 경찰은 천 씨가 203호에 들어가 피해자들에게 20초가량 흉기를 휘두르면서 위협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가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천 씨가 인화성 물질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3점과 수건 등 4점을 추가로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잔류 성분 감정을 의뢰했다. ○ 방화 4분 전 인화물질 차에 실어방화 용의자 천 씨는 방화에 사용할 인화물질 등을 미리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 씨는 사건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700m가량 떨어진 범어동의 한 아파트에 살았다. 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천 씨가 범행 당일인 9일 오전 10시 48분경 흰 천으로 가린 원통형 물체를 들고 나와 차량 조수석에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약 4분 뒤인 10시 52분경 천 씨는 불을 지른 우정법원빌딩에 들어섰다. 천 씨는 대형 건설사인 A사에 10여 년간 다니다가 2010년경 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2015년에도 A사 대구경북지사장이라며 지역 매체와 부동산 관련 인터뷰를 한 흔적이 있다. A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는 해당 직책이 없으며, 천 씨가 퇴직 뒤 거짓으로 대구경북지사장이라는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니며 재건축사업 분양 홍보를 하는 등 주변을 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천 씨는 약 4년 전 52.9m²(약 16평) 규모의 이 아파트에 월세를 얻어 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법까지 차로 약 5분 거리여서 자신이 진행하고 있던 약정금 반환 소송에 대응하기 편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1982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임차료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 원 정도다. 천 씨의 이웃 주민은 “자주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천 씨가 일주일에 3, 4일 정도 집에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부인 등 천 씨의 가족은 타 도시에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 씨가 앙심을 품었던 배모 변호사(72)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천 씨가 한 차례 사무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시하고, 법정에서도 터무니없는 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여 불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나와는 법정에서도 직접 대화를 한 일이 없다”고 했다. 배 변호사는 천 씨가 제기한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시행사 대표 B 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으며, 사건 당일 출장을 나가 화를 면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구=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11 03:00
범행 4분 전 인화물질 차에 실어…CCTV 속 방화범 행적10일 대구 변호사사무실 방화 사건이 일어난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내부는 검게 타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여서 화재 당시의 참혹함을 짐작케 했다.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빌딩 내부는 1층까지 바닥이 온통 재로 덮여 검게 변해있었다. 화재가 처음 발생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창문이 깨지면서 생긴 유리파편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2층에 들어서니 매캐한 냄새가 심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복도 바닥과 벽면은 깡그리 불에 탔고, 천장 자재도 뜯겼거나 휘어진 채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 가늠케 했다.● 매캐한 냄새 진동복도 끝 방화 현장인 203호와 맞붙은 사무실 역시 불에 타지 않은 온전한 사무집기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위해 203호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 감식에 참여한 관계자는 “203호는 특히 출입문 근처가 불에 심하게 탔다”라며 “방화범이 출입문 근처에 불을 지른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203호 내 사무장 등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좌측 사무공간에서 피해자 시신 2구, 탕비실에서 1구, 주출입구 오른쪽 창문 근처에서 2구를 발견했다. 김모 변호사(57)의 시신은 변호사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우측 사무공간에서 확인됐다.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의 시신 역시 이 사무공간 입구에서 발견됐다. 203호 주출입구 앞에서는 등산용 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변을 당한 김 변호사와 박모 사무장(57)의 친구라고 밝힌 한 남성은 10일 기자와 만나 “사체 검안에 배석했는데, 두 사람의 배와 옆구리가 심하게 훼손된 채였다”고 했다. 경찰은 천씨가 203호에 들어가 피해자들에게 20초가량 흉기를 휘두르면서 위협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가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천 씨가 인화성 물질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3점과 수건 등 4점을 추가로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잔류성분 감정을 의뢰했다. ● 방화 4분전 인화 물질 차에 실어방화 용의자 천모 씨(53)는 방화에 사용할 인화물질 등을 미리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 씨는 사건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700m 가량 떨어진 범어동의 한 아파트에 살았다. 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천 씨가 범행 당일인 9일 오전 10시 48분경 흰 천으로 가린 원통형 물체를 들고 나와 차량 조수석에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약 4분 뒤인 10시 52분경 천 씨는 불을 지른 우정법원빌딩에 들어섰다. 천 씨는 대형건설사인 A사에 10여 년간 다니다가 2010년경 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2015년에도 A사 대구경북지사장이라며 지역 매체와 부동산 관련 인터뷰를 한 흔적이 있다. A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는 해당 직책이 없으며, 천 씨가 퇴직 뒤 거짓으로 대구경북지사장이라는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니며 재건축사업 분양 홍보를 하는 등 주변을 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천 씨는 약 4년 전 52.9㎡(약 16평)규모의 이 아파트에 월세를 얻어 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법까지 차로 약 5분 거리여서 자신이 진행하고 있던 약정금 반환 소송에 대응하기 편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1982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임차료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원 정도다. 천 씨의 이웃 주민은 “자주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천 씨가 일주일에 3,4일 정도 집에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부인 등 천 씨의 가족은 타 도시에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 씨가 앙심을 품었던 배모 변호사(72)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천 씨가 한차례 사무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시하고, 법정에서도 터무니없는 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여 불만을 갖고 있던 사실은 알고 있었다”라며 “그러나 나와는 법정에서도 직접 대화를 한 일이 없다”고 했다. 배 변호사는 천 씨가 제기한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시행사 대표 A 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으며, 사건 당일 출장을 나가 화를 면했다. 대구=유채연 기자 ycy@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0 20:27
[단독]“방화 용의자와 법정서 대화조차 해 본 적 없다”9일 대구 수성구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자신을 포함해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의자 천모 씨(53)는 A 대형건설사를 다니는 등 건설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천 씨는 A 대형건설사 영업본부에 십수 년 간 재직했다. 그 뒤 2010년경 회사를 퇴직했지만 자체적으로 이 회사 대구경북지사장 명함을 제작하는 등 자신이 여전히 재직 중인 것처럼 직책을 속여 재건축사업 분양 등을 홍보해 문제가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A 대형건설사에는 대구경북지사장이라는 직책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 씨는 약 4년 전부터 대구지법 인근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하고 월세살이를 했다고 한다.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천 씨는 자신의 민사소송을 위해 대구지법으로부터 약 740m가량 떨어진 52.9㎡(16평)규모의 인근 아파트 월세방을 얻어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로부터 대구지법까지는 차로 약 5분 거리로 가깝다. 천 씨의 부인 등 다른 가족들은 경북이 아닌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 씨의 이웃주민은 “천 씨와 자주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1주일에 3~4일 정도 방에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도 집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천 씨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천 씨가 범행 당일인 9일 오전 집에서부터 흰 천으로 가려진 원통형 물체를 들고 나와 이를 조수석에 실은 뒤 오전 10시 48분경 자택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약 4분 뒤인 10시 52분경 천 씨가 불이 난 건물 2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경찰은 천 씨가 자신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데 대해 앙심을 품고 피고 측 변호인을 상대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천 씨는 2013년 신천시장 인근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에 6억8000여만 원을 투자했지만 사업이 지연되자 시행사와 시행사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천 씨는 지난해 6월 1심 재판에서 패소해 항소했고, 이 소송 과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구지법 인근에 거주지를 얻었다고 한다. 천 씨가 제기한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시행사 대표 A 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배모 변호사(72)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천 씨가 한차례 사무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시하고, 법정에서도 터무니없는 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여 불만을 갖고 있던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나와는 법정에서조차 직접 대화를 한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대구=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10 13:27
출입문 막고 선 범인 “같이 죽자”…인화물질 뿌린뒤 불질러변호사 사무실이 모여 있는 대구시내 빌딩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부동산 투자금 반환 소송에서 패소해 앙심을 품은 50대 남성이 상대 측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대구소방안전본부와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경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2층 사무실(203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곧바로 출동한 소방대가 22분 만에 진화했지만 김모 변호사(57) 등 이 사무실에서 일하던 6명과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가 현장에서 숨졌다. 부상자 50명은 모두 경상으로 그중 3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203호 사무실은 계단과 거리가 먼 데다 불길이 순식간에 확산돼 근무자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12월 사용 승인을 받은 이 건물은 스프링클러가 지하에만 설치됐을 뿐 지상 층에는 없었다. 경찰은 “지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203호는 김 변호사와 배모 변호사(72)가 함께 쓰는 사무실이다. 경찰은 천 씨가 배 변호사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천 씨는 2013년 대구 수성구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으려는 시행사에 6억8000만 원을 투자했다.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지난해 4월 시행사 대표를 상대로 약정금 반환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서 패소했다. 이때 시행사 대표 측 법률대리인이 배 변호사였다. 배 변호사는 이날 출장으로 사무실을 비워 화를 면했는데, 함께 사무실을 쓰는 김 변호사와 직원들이 화를 당했다. 경찰은 희생자 2명의 몸에서 날카로운 물체에 찔린 자상을 발견하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은 화재 발생 빌딩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천 씨가 인화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상자를 집에서 들고 나온 뒤 흰 천으로 감싸 안고 화재 빌딩 2층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변호사 개인을 향한 범죄를 넘어 사법 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자 야만 행위”라며 범행을 규탄했다.출입문 막고 선 범인 “같이 죽자”… 인화물질 뿌린뒤 불질러 ‘사무실 유일 생존’ 사무장 증언“죽겠구나 싶어, 불길 뚫고 탈출 나머지 직원들은 미처 못피해”CCTV속 용의자 인화물질 가져와 2층 사무실 올라간 후 25초뒤 연기옆 사무실 직원 “문고리 너무 뜨거워 어깨로 문 밀쳐내고 겨우 빠져나와”밀폐된 사무실 신속 대피 어렵고 스프링클러도 설치 안돼 피해 키워 “(범인이) ‘같이 죽자’고 외치더니 갑자기 인화물질에 불을 붙였다.”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화재로 방화 용의자를 포함해 변호사 사무실에 있던 8명 가운데 7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김모 씨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이같이 증언했다.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이 전한 김 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방화 용의자가 건물 2층에 있는 203호 사무실에 가져간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이면서 시작돼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범인이 출입문 바로 앞에 불을 지른 탓에 사무실 직원 대부분은 미처 피할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한 김 씨는 출장으로 화를 면한 배모 변호사(72)의 사무장이다.○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다”김 씨는 사건 당시 203호 안에 있는 별도 방에 있다가 밖이 소란스러워 나왔을 때 범인이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김 씨가 이러다 죽겠다 싶어 연기와 불길을 뚫고 간신히 탈출했는데, 나머지 직원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 회장 역시 건물 4층 사무실에 있다가 소방에 구조됐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이날 오전 10시 52분경 청바지와 청록색 점퍼 차림의 남성이 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였다. 그는 빨간색 가방을 메고 작은 상자로 보이는 물건을 흰 천으로 감싼 채 들고 있었다. 경찰은 이 물체에 시너 같은 인화물질이 담겨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온 천 씨는 가방에서 뭔가를 꺼낸 뒤 곧바로 203호실로 향했다. 약 25초 뒤 주변 사무실 등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오고 짙은 연기가 2층을 뒤덮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현장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의 범어동 한 아파트에 사는 천 씨는 이날 집에서 인화성 물질을 챙겨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그의 집에서 인화물질이 담긴 통을 발견하고 감식을 의뢰했다. 불이 난 사무실 바로 옆인 202호에서 근무하는 한 남성은 “방화범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격앙된 고함이 들리더니 폭발음과 함께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건물이 흔들렸다. 끔찍한 비명도 들렸다”며 “문고리를 잡았는데 너무 뜨거워 어깨로 문을 부딪쳐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했다.○ 스프링클러 없어 피해 커져 소방당국이 화재 신고로부터 22분 만인 오전 11시 17분경 불을 모두 껐음에도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건 건물 자체가 화재에 취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대구지방법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다. 다수의 변호사 사무실이 밀폐된 형태로 모여 있는 데다 사무실 창문이 작아 연기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이 일어난 층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수성구에 따르면 1995년 12월 사용 승인이 난 이 건물은 당시 규정에 따라 지하층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현행법상 6층 이상 건물의 경우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 건물은 5층이어서 현행 규정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대피한 이들에 따르면 당시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건물 복도를 꽉 채우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2층의 변호사 사무실 직원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한 손으로는 입과 코를 틀어막고 다른 손으로 바닥과 벽을 짚으며 겨우 빠져나왔다”고 했다. 각 층 사이 통로는 좁은 계단과 엘리베이터 한 개뿐이어서 2층부터 차오른 연기가 순식간에 위층으로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연기 흡입으로 인한 부상자가 47명이나 나왔다. 일부는 건물 외벽 쪽에 설치된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긴급 대피해 고립돼 있다가 나중에 구조됐다. 이 건물은 매년 한 차례 민간 업체로부터 점검을 받은 뒤 결과를 소방서로 통보하는 ‘자체 점검 대상’이며 최근 2년 동안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건물 내 비상 통로가 제대로 확보돼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구=유채연 기자 ycy@donga.com대구=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2022-06-10 03:00
대구 방화 용의자, 흰천 덮은 상자 안고 건물로…현장서 숨져[영상]변호사 사무실이 모여 있는 대구시내 빌딩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부동산 투자금 반환 소송에서 패소해 앙심을 품은 50대 남성이 상대 측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9일 대구소방안전본부와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경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2층 사무실(203호)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곧바로 출동한 소방대가 22분 만에 진화했지만 김모 변호사 등 이 사무실에서 일하던 6명과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가 현장에서 숨졌다. 부상자 50명은 모두 경상으로 그 중 3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203호 사무실은 계단과 거리가 먼데다 불길이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근무자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12월 사용 승인을 받은 이 건물은 스프링쿨러가 지하에만 설치됐을 뿐 지상층에는 없었다. 경찰은 “법적으로 지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203호는 김 변호사와 배모 변호사가 함께 쓰는 사무실이다. 경찰은 천 씨가 배 변호사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법조계에 따르면 천 씨는 2013년 대구 수성구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으려는 시행사에 6억8000만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지난해 4월 시행사 대표를 상대로 약정금 반환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서 패소했다. 이 때 시행사 대표 측 법률대리인이 배 변호사였다. 배 변호사는 이날 출장으로 사무실을 비워 화를 면했는데, 함께 사무실을 쓰는 김 변호사와 직원들이 사망한 것이다. 경찰은 천 씨 거주지 인근과 화재 발생 빌딩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천 씨가 인화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상자를 집에서 들고 나온 뒤 흰 천으로 감싸 안고 화재 빌딩 2층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구=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09 19:32
6년간 94억 횡령해 도박에 탕진한 KB저축은행 직원 구속6년에 걸쳐 100억 원 가까운 회삿돈을 빼돌려 도박에 탕진한 KB저축은행 직원이 구속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KB저축은행 내부 문서를 위조해 94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로 이 은행 기업금융부 소속 40대 직원 A 씨를 7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본부장 등의 도장 사본을 사용해 결재 문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대출 승인이 난 돈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 씨는 이 돈을 대부분 온라인 도박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은행 자체 조사에서 파악된 피해 금액은 30억 원 가량이었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 금액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까지 공범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금융기관에서 대규모 횡령 사건이 이어지면서 내부 통제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올 4월에는 우리은행 본점 차장급 직원 A 씨가 6년에 걸쳐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달에는 서울 송파구에서 16년에 걸쳐 40억 여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새마을금고의 과장급 직원이 자수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08 18:04
킥보드 위험천만 주행… 술 취한 채 헬멧도 안써 “집 앞이라 방심”“(음주운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는 있었는데, 치킨 먹다가 맥주를 한 잔 마셔서….”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반경 서울 광진구 성수사거리. 전동킥보드를 타던 한 남성이 경찰 단속에 적발되더니 이같이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측정 결과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6%. 경찰은 즉석에서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내렸다. 전동킥보드와 전동휠 등 개인형 이동장치(PM·Personal Mobility)를 운전하려면 원동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가 필요하며,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되면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된다.○ 경찰, 7월 말까지 단속 나서최근 심야 시간 ‘택시 대란’으로 음주 상태에서 PM을 이용해 귀가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울경찰청이 이날부터 PM과 자전거, 오토바이 등 ‘두 바퀴 차’의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7월 31일까지 승차 정원 초과, 음주운전, 신호 위반, 역주행,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등을 엄격히 단속할 방침이다. 단속 첫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현장에 동행해 보니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2시간 동안 광진구 거리 2곳에서만 음주운전(2대)과 승차 정원 위반(2대), 무면허 운전(1대) 등 법규를 위반한 PM 6대가 적발됐다. 한 대가 여러 건을 위반한 중복을 포함하면 위반 건수는 모두 10여 건에 달했다. 적발된 운전자 모두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지난해 5월 13일부터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적발된 한 남성은 “(헬멧 의무 착용을) 알고 있었지만 집 앞에 잠깐 나와서 (괜찮을 줄 알았다)”라며 멋쩍어했다. 헬멧을 쓰지 않은 상태로 전동킥보드 한 대에 함께 타 정원(1명)을 넘긴 남녀는 면허도 없었다. 법규 3개를 한꺼번에 위반한 것. 무면허 운전은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되고, 운전면허 취득이 1년간 금지된다. 안전모 미착용은 범칙금 2만 원, 정원 초과는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된다.○ PM 사고 급증세, 사고 시 중상 위험 높아PM은 각종 벌칙 조항에서 자동차와 차이가 거의 없는데도, ‘자전거와 비슷하다’는 오해 속에 법규를 위반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날 오후 10시 반부터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5번 출구 앞 사거리를 지켜본 결과 PM을 탑승한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30분 동안 13명이나 목격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PM 사고는 최근 급증세다. 2020년 897건에서 지난해 1735건으로 93.4% 늘었다. 지난해 5월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연말까지 PM 교통법규 전체 위반 건수는 7만3565건으로, 이 가운데 ‘안전모 미착용’이 5만8579건(79.6%)으로 가장 많았다. 무면허 운전 7168건(9.7%), 음주운전 2589건(3.5%)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PM이 자전거보다 사고 발생 시 중상 위험이 훨씬 크다고 지적한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선임연구원은 “관련 통계에 따르면 PM을 이용하면서 보호장구를 미착용할 때 중상 확률이 10배 이상으로 높아지고, 사망률은 2배로 높아진다”면서 “특히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헬멧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PM 공유업체 관계자는 “헬멧을 비치했더니 분실률이 90%에 달했다”며 “착용률을 높이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안전모 착용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휴대가 간편한 접이식 헬멧을 내놓았다”면서 “이용자들의 의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01 03:00
“딱 한 잔 마셔” 무면허에 ‘노헬맷 질주’…킥보드 단속 뜨자 ‘줄행랑’“(음주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는데, 치킨 먹으면서 맥주를 한 잔 마셔서….” 30일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광진구 성수사거리.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전동킥보드를 타던 한 남성이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다. 음주측정 결과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6%. 경찰은 이 남성에게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음주 상태로 전동킥보드와 전동휠 등 개인형 이동장치(PM·Personal Mobility)를 운전하다가 적발돼도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운전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다. 비슷한 시각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킥보드 한 대에 함께 탄 남녀 2명도 적발됐다. 이들은 면허도 없이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모 미착용에 무면허 운전, 승차인원 제한까지 3개 법규를 위반한 것. 이들은 처벌이 가장 무거운 무면허 운전에 대해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됐고, 운전면허 취득도 1년 동안 금지됐다. 경찰은 30일부터 PM과 자전거, 오토바이를 비롯한 ‘두 바퀴 차’의 교통법규 위반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에 나섰다. 특히 횡단보도 주행과 승차정원 초과, 음주운전 등 7개 위반행위에 대한 엄격한 단속을 벌인다. 특별단속은 7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단속 첫날인 30일 기자가 현장에 동행해보니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2시간동안 광진구 거리 2곳에서만 교통법규를 위반한 PM 6대가 적발됐다. 음주운전 2건, 무면허 1건, 승차정원 위반 2건 등이었는데, 적발된 운전자 모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단속 현장 인근에서도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PM 운전자가 다수 발견됐다. 취재팀이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5번출구 앞 사거리에서 오후 10시 반~11시 30분 동안 현장을 확인한 결과 횡단보도에 파란 불이 들어오자 마치 보행자처럼 횡단보도를 건너는 PM 운전자 13명이 확인됐다. 이날 단속에 동행한 경찰 관계자는 “PM은 경로 변경이 쉬워 경찰 단속 상황을 보고 다른 도로로 우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PM 교통사고는 2020년 897건에서 지난해 1735건으로 93.4% 늘었다. 올해도 4월까지 모두 39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13일 도로교통법 개정과 함께 시작된 PM 교통법규 전체 위반건수는 7만3565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안전모 미착용’이 79.6%(5만8579건)로 가장 많았고, 무면허 운전이 9.7%(7168건), 음주운전이 3.7%(2757건)으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PM의 경우 자전거와 달리 바로 멈춰서기 어려워 사고 발생시 중상 위험이 훨씬 크다고 지적한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선임연구원은 “관련 통계에 따르면 보호장구 미착용 시 중상 확률이 10배 이상으로 높아지고, 사망률은 2배로 높아진다”면서 “특히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헬멧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 개정 1년이 지났지만 이용자들의 인식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후 11시 20분경 헬멧을 쓰지 않아 경찰 단속에 적발된 한 남성은 “(헬멧 의무착용을) 알고는 있었지만 집 앞에 잠깐 나와 (괜찮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 PM공유업체 관계자는 “착용 의무를 환기하기 위해 오프라인 교육 캠페인 등을 진행하는 한편 휴대가 간편한 접이식 헬멧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PM공유업체 관계자는 “헬멧을 비치했다고 착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데다 분실률이 90%에 달해 착용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5-31 14:00
전자발찌 끊고 女 2명 살해한 강윤성 “계획 살인 아니었다”“계획적 살인이 아니고 우발적인 범행이었다.” 지난해 8월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윤성(57)은 26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공판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강윤성은 자신의 집에서 40대 여성 이모 씨를 살해하고, 이튿날 오후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한 뒤 차량 안에서 또다시 50대 여성 김모 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종채)는 살인과 강도살인, 사기, 공무집행방해 등 7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강윤성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열었다. 강윤성은 지난해 12월 2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에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재판에는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 9명과 예비배심원 1명이 참석했다. 강윤성 측은 이날 법정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한 것은 범행을 은폐하거나 추가 범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첫 번째 피해자인 이모 씨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마련한 돈을 김 씨(두 번째 피해자)에게 전달할 시간적 여유를 벌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없지만 김 씨가 사망한 뒤 삶의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자수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피해자 김 씨와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는 한편 김 씨가 “빌린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을 펴 왔다. 앞서 경찰이 실시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 ‘PCL-R(Psychopathy CheckList Revised)’에서 강윤성은 33점을 기록해 역대 범법자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40점 만점인 이 진단검사에서 25점 이상을 기록하면 사이코패스로 판정된다. 검찰은 강윤성이 가진 사이코패스 성향이 범죄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바 있다.유채연기자 ycy@donga.com}2022-05-26 19:37
[단독]장애인 불편없는 시설 인증 필수인데… 공공건물, 절반만 취득“장애인 화장실이 있다고 다가 아닙니다.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많지 않아요.” 박광재 한국복지대 유니버설건축과 교수는 23일 “휠체어를 타고 건물에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경사로가 있어도 경사도에 따라 버거워하는 장애인들이 적지 않다”며 장애인 시설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제대로 설계된 시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장애인과 노인 등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2015년 7월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신축 공공건물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실제 인증을 취득한 곳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지자체마저 BF 취득 외면2008년 도입된 BF 인증은 장애 유무, 연령 등에 관계없이 건물의 주출입구와 보행로, 계단 등을 불편 없이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인증 기준을 70% 이상 충족하면 보통, 우수, 최우수 등 인증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 신축 공공건물 등은 건축물 준공 후 사용 승인 시점 전까지 BF 인증을 꼭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7월 29일∼2021년 6월 30일 국가, 지자체 신축 공공건물 중 BF 인증을 받은 비율은 전체의 51%에 불과했다. 25.1%는 BF 인증 신청조차 하지 않았고, 21.7%는 인증을 신청했는데 못 받은 상태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휠체어를 탄 사람이 장애인 화장실 여닫이문을 열 때는 경첩이 있는 쪽의 반대 방향 벽과 문손잡이까지의 거리가 중요하다. ‘날개벽’이라고 부르는 이 공간이 넉넉해야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문을 편하게 열 수 있다. 일반 화장실은 날개벽이 5cm 남짓인데, 장애인 화장실이라고 해도 날개벽이 20cm 남짓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BF 인증 시설에서는 화장실 날개벽을 60cm 이상 확보해야 한다. 경사로의 경사도는 18분의 1(약 5.6%) 이하여야 한다. 박 교수는 “이런 공간에서 장애인들도 불편을 거의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BF 인증 건물에서 일하는 이성민 씨(23)는 “병원처럼 비교적 장애인 접근이 보장된 시설도 바닥에 턱이 있어 넘어질 일이 많은데 BF 건물은 그럴 일이 없고, 공간도 넓어 편하다”고 했다.○ 인증 안 해도 불이익 거의 없어이 의원실에 따르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할 어린이집과 경로당 중에서도 인증 신청을 안 한 곳이 적지 않았다. 서울의 미신청 시설 47곳 중 33곳(70.2%)이 어린이집 경로당 지구대·파출소였다. 지자체별 편차도 컸다. 제주의 경우 공공시설 72.6%가 인증을 받았지만 대전의 취득 비율은 38.1%에 불과했다. 국가·지자체 건물의 BF 인증 비율이 이처럼 낮은 건 불이행 시 받는 불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 인증 의무를 안 지켜도 별다른 벌칙이 없었다. 지난해 12월에야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 담당자의 의지에 따라 인증 비율이 달라진다”며 “미인증 시 감사 등을 통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공공건물 건축 시 약자의 접근과 재난 시 안전 보장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BF 인증을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5-24 03:00
“청년도약계좌, 자산은 안보고 월급따져 탈락… 이게 공정한가요”“자산 규모는 안 따지고 단순히 월급이 좀 많다고 정부 장려금을 주지 않는 게 공정한가요?” 지난해 대기업에 입사한 이모 씨(26)는 정부가 내년 도입을 추진 중인 ‘청년도약계좌’ 가입 요건을 보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청년도약계좌는 가입자가 매달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소득에 따라 월 10만∼40만 원의 장려금을 지원해 10년 후 최대 1억 원을 마련하도록 돕는 정책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안에 따르면 연봉이 5000만 원가량인 이 씨는 소득 기준(연소득 4800만 원 이하)을 넘어 장려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 씨 집에서 네 식구 중 벌이가 있는 건 이 씨뿐이다. 월급 중 150만 원가량은 생활비와 동생 학원비 등으로 빠져나간다. 이 씨는 “아등바등 살면서 식구를 부양하고, 미래도 준비해야 하는데 왜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분명 흙수저인데 왜 탈락?”‘청년 표심’을 염두에 두고 정부가 다양한 청년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흙수저’ 직장인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상당수 정책이 자산은 고려하지 않고 소득에 따라 지원 여부가 갈리는 탓이다. ‘금수저’라도 연봉이 적거나 고정 수입이 없으면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소득이 기준선을 넘으면 자산이 없어도 지원을 못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2월 일시적으로 접속 마비 사태까지 빚으며 인기를 끌었던 ‘청년희망적금’은 적금을 들 경우 정부가 이자에 장려금을 얹어 주는 상품이다.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4년 차 직장인 김모 씨(32)는 2년 만기를 채우면 최고 연 10%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 적금에 가입하려다가 포기했다. 연봉이 4000만 원가량이어서 가입 조건(연 급여 3600만 원 이하)을 벗어난 탓이다. 올해 말 결혼을 앞둔 김 씨는 예식비와 전셋집 마련까지 가족 도움 없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씨는 “생활비를 쓰고 나면 결혼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데 목돈 마련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게 억울하다”고 했다. 최대 1년 동안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는 국토교통부의 ‘청년월세지원사업’도 월 116만 원을 넘게 받으면 지원을 받지 못한다. 3년 차 중소기업 직장인 김우현 씨(30)는 “월세 부담이라도 덜려고 알아봤는데 소득 기준에서 탈락했다”며 “어느 세월에 돈 모아 결혼하고 전셋집이라도 구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했다. 월세 40만 원짜리 반지하 월셋방에 사는 김 씨는 월급 250만 원 중 50만 원을 혼자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께 보태드리며 빠듯하게 살고 있다.○ 지원책에 자산 기준 고려해야반면 취업 준비생 강모 씨(27)는 부모가 시가 12억 원 아파트에 살지만 자신의 소득은 없기에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할 수 있었다. 강 씨는 부모님으로부터 한 달에 용돈 60만 원가량을 받는다. 적금 납입금(월 50만 원)도 부모님이 대신 내 주고 있다. 강 씨는 “부모님이 자산이 있다고 지원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정작 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이 탈락하는 건 잘못”이라고 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기업에 다녀도 자산이 적고, 가족을 부양하면서 미래를 계획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부모님으로부터 자산 형성에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계층에 대해 융통성 있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5-19 03:00
‘한국판 머스크’ 주목받던 권도형, 폰지사기 논란 휩싸여한국산 코인인 ‘루나’와 ‘테라’가 폭락하면서 두 코인의 발행업체인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31·사진)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이 회사가 코인을 예치하는 사람에게 연 20%의 이자를 주는 구조를 두고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는 국내 고교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미 실리콘밸리에서 애플 엔지니어 등으로 일했다. 티몬을 창업한 신현성 대표와 2018년 테라폼랩스를 창업해 루나와 테라를 만들었다. 테라폼랩스 창업 당시 권 대표는 ‘한국판 일론 머스크’로 불리며 가상화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알고리즘으로 가치를 유지하는 테라의 시스템은 세계 시장에서도 큰 이목을 끌었다. 테라는 달러나 채권과 같은 담보물이 없어도 공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유지된다. 이 같은 아이디어로 테라는 한때 시가총액이 180억2322만 달러(약 23조 원)에 이르렀다. 테라는 발행 초기부터 ‘폰지 사기’ 논란이 일었다. 테라폼랩스는 테라의 가격 유지를 위해 가격이 하락했을 때 투자자들에게 테라를 받는 대신 루나를 지급했다. 코인을 예치하는 사람에겐 연 최대 20%의 이자를 코인으로 줬다. 이런 방식을 두고 신규 투자자 돈을 받아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을 주는 폰지 사기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생겨난 것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루나와 테라의 폰지 사기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권 대표는 소환장이 적법하게 발부되지 않았다며 SEC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11일엔 트위터에 “테라 가격 회복 계획을 곧 발표할 것”이라며 의혹에 맞섰다. 한편 13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권 대표가 거주하는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에 한 남성이 권 대표를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해프닝이 있었다. 경찰은 권 대표 부인을 신변보호 대상자로 정하고 남성을 주거침입 혐의로 추적했다. 아프리카TV 코인방송 진행자(BJ)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폰지 사기신규 투자자의 돈을 받아 그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 사기.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됐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5-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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