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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고령의 대장암 환자, 절제술 통해 수술 없이 조기 치료 성공

입력 2022-06-24 03:00업데이트 2022-06-24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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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적 점막하 절제술’ 이용
더 넓고 깊게 암세포 일괄 제거
숙련된 전문의가 시행하면 안전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종범 교수가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마친 환자 조모 씨의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조모 씨(77)는 올 3월부터 적게 먹어도 속이 불편했다. 가끔은 날카로운 도구로 배를 찌르는 것 같은 극심한 복통도 겪었다. 간호사인 조 씨의 딸은 아버지의 증상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서둘러 인하대병원에 내시경 검사를 예약했다.

인하대병원 신종범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 씨의 항문으로부터 8cm 위쪽의 직장에서 2cm 크기의 혹(용종)을 발견했다.

용종은 얇고 넓게 퍼진 형태의 ‘진행성 측방 발육형’ 종양이었다. 악성 종양의 가능성이 높아 완전한 절제가 필요한 ‘조기 대장암’의 특징을 보였다.

신 교수는 암이 더 진행될 경우 고령인 조 씨가 수술이나 추가적인 항암 치료를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즉시 조 씨의 보호자와 상의를 거쳐 ‘내시경적 점막하 절제술’을 결정했다.

올 4월 초 절제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수술과 항암 치료 없이 고령의 조기 대장암 환자가 완치된 사례가 됐다. 현재 조 씨는 외래 진료를 통해 주기적인 추적 관찰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내시경적 점막하 절제술은 일반적인 용종 절제술보다 더 넓고 깊게 암세포 부위를 일괄 절제하는 방법이다. 출혈과 천공 등의 위험이 있지만 숙련된 전문의가 시행하면 안전하게 암세포의 잔존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떼어낸 조 씨의 종양을 조직검사한 결과 대장암(직장암) 1기에 해당했다. 고령 암 환자의 경우 조기 발견이 치료의 핵심이다. 신체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연령대로 수술 치료의 이득보다 위험성이 커 수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현대의학과 개인 건강관리의 발전으로 고령 환자의 수술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전신 마취 수술 뒤 회복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수술을 하더라도 이후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를 온전히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대장암은 암 중에서도 확실한 조기 발견과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대장 안에 있는 용종을 발견해 제거하는 것이 예방법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와 절제술 치료로 가능하다.

대장 내시경은 카메라가 장착된 기기를 항문을 통해 대장 속으로 넣어 내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 방법이다. 용종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데다, 용종 절제술과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 등을 통해 제거가 가능하다.

용종 제거는 대장암 예방 확률을 최대 90%까지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대장 내 용종의 크기가 0.5cm 이하라면 대장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0.5% 미만이다. 하지만 용종 크기가 0.5cm 이상이면 대장암 진행 확률이 10% 이상으로 급증하고, 1cm 이상이면 3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대장 내시경 검사 가이드’에 따르면 50세 이상은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5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에서 용종을 떼어내는 치료를 받았다면 고위험군은 3년, 저위험군은 5년 이내에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서구형 식습관과 비만 인구의 증가로 40대부터 검사를 권하는 추세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젊은 나이부터 주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 환자가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15명은 가족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신 교수는 “대장암은 80% 이상이 5∼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므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용종 단계에서 암 조직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 예방할 수 있다”며 “조기 대장암은 내시경적 점막하 절제술을 통한 대장암 치료 성적이 매우 좋은 만큼 소화기내과 분과 전문의가 직접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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