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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떠나는 정은경, 마지막 인사는 ‘덕분에’ 수어로

입력 2022-05-17 22:53업데이트 2022-05-1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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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 초대청장이 17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덕분에’를 하고 있다. 2022.05.17.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 방역 정책을 이끈 정은경 질병관리청장(57)이 17일 퇴임했다. 정 청장은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아 4년 10개월 동안 방역 수장으로 있었다.

정 청장은 질병청의 전신인 국립보건원에서 역학담당관으로 1998년 5월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정 청장은 이날 이임식을 마지막으로 24년 만에 질병청을 떠났다.

이날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정 청장은 “코로나19 유행 극복과 질병 관리 발전에 기여해 커다란 보람이자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질병관리청은 과학적 전문성이 핵심”이라며 “각 직원의 역량이 우리나라의 질병관리 정책과 연구개발 역량임을 항상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청장은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방역당국을 믿고 협조해주시고 의료인,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분들께서 헌신해주셔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정 청장과 직원들은 눈물을 보였다.

직원들과 가진 비공개 이임식 직후 정 청장은 2시간에 걸쳐 질병청 내 사무실을 모두 방문했다. 정 청장은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업무를 겸임한 직원들에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제대로 대응해줘서 고맙다” “밤샘 근무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등의 인사를 전했다.

정 청장의 일처리는 꼼꼼하면서도 빠르고, 동시에 직원들을 존중했다고 평가받는다. 한 방대본 간부는 “힘든 일에도 짜증 한 번 내지 않으시며 차분하게 업무 지시를 하셨다”며 “업무 보고를 경청한 뒤 새로 숙제를 내주던 모습이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질병청 간부는 “보건복지부에서 과장으로 일하던 시절에도 일이 남아있으면 새벽 1시까지 일하던 분”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매일 브리핑에 나서며 방역 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2월 브리핑에서 ‘정 청장과 당시 질병관리본부 인력들이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냐, 1시간도 못 주무신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정 청장은 “1시간보다는 더 잔다”고 답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 청장은 중요한 브리핑을 앞두고 보도자료 최종본을 직접 고치며 코로나19 관련 수치를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등 소통에 신경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청장은 이날 기자단에도 퇴임 인사를 전하며 “불확실성이 큰 신종 감염병에 대해 국민께 설명하고 소통하는 일이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직원들과 인사를 마친 정 청장은 질병청 건물 앞에서 간부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정 청장의 제안으로 코로나19 국면에서 헌신한 의료인들을 응원하는 ‘덕분에’ 수어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만큼 잠시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찍자는 제안도 나왔으나 정 청장이 “그래도 끝까지 (마스크를) 쓰는 것으로 하자”며 완곡히 거절했다.

정 청장은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거쳤다. 과학자로서의 전문성과 긴 공직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이 강점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청장은 질병청과 보건복지부에서 재직하며 혈액관리, 국민건강영양조사, 응급의료 등의 기틀을 잡았다. 정 청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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