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490만명 감염’ 英, 스텔스 오미크론에 당했다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5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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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한 주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490만명 늘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난 이후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했지만, 전파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스텔스 오미크론)가 계속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영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에서 26일 동안 영국 내 코로나19 유병률이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하면서 새로 감염된 확진자는 약 490만명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동안 전 인구 13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최근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은 현지에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오미크론 하위변이 BA.2 때문으로 알려졌다. BA.2는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보다 전염력이 30% 강하다.

영국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2022년 초까지 오미크론 유행을 한 차례 겪었다. 1월 4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21만9290명을 기록했던 일일 코로나 확진자가 2월 말에는 3만명대로 떨어지면서 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정책도 대부분 해제했다.

영국 정부는 2월 24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폐지했으며 최근 4월 1일부터는 그동안 무료로 진행했던 코로나19 검사도 폐지했다. 4월부터는 백신 접종 권고 또한 철회했다. 하지만 BA.2가 확산하면서 3월 중순 이후 다시 하루 확진자가 10만명대까지 늘었다.

2022년 초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입원자와 사망자도 다시 증가 추세다. 이전 7일 평균 하루 입원 코로나19 환자는 오미크론이 유행했던 1월 16일 기준 1만9707명을 기록했으나 3월 7일에는 1만960명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BA.2 확산으로 지난 1일에는 다시 1만9125명으로 증가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상황이 무료 코로나19 검사가 종료된 시점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바이러스 유행이 다시 시작되는 상황에서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은 앞으로 감염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선 자비를 들여 검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례를 추적하는 국가 통계청 조사도 축소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영국 정부의 무료 코로나19 검사 종료는 ‘데이터 가뭄’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은 지난 2020년부터 매달 수십만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하는 등 적극적인 코로나19 모니터링을 시행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관련 정보를 참고했던 국가였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감시 능력이 줄어들면 최근 발견된 XE 변이 등 앞으로 나올 변이에 대비하는 것도 늦어질 수 있다.

현지 전문가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 상황을 감시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스티븐 그리핀 영국 리즈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미국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격리·무료 검사 폐지 등 바이러스를 감시할 수 있는 도구를 폐지하는 정부의 위드코로나(일상회복) 전략은 앞으로 이 바이러스를 무시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행 상황을 확인하지 못하면 백신의 보호 효과도 위협받을 수 있다. 백신은 훌륭하지만, 만능이 아니다. 백신만으로 코로나19를 정면으로 견디는 상황을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나이스미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는 “바이러스와 접촉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거나 바이러스에 취약하지 않은 사람들을 제외하면 올여름까지 대부분의 사람이 BA.2에 감염될 것”이라며 “이것은 (바이러스와 공존이 아닌) 바이러스에 감염돼 살아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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