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유권자와 확진·격리자들이 분리돼야 되지만 일부 투표소에선 그러지 못한 모습이 포착됐다. 역삼1동주민센터엔 확진·격리자 투표가 시작된 지 15분 만에 50~60명의 확진·격리자가 몰리며 일반 유권자와 뒤섞였다. 확진·격리자 투표소가 내부에 있어 공간 분리가 사실상 무의미해진 것이다. 일부 일반 유권자들은 “확진되면 책임질 거냐”고 소리를 내지르며 소란이 일어났다.
서울역 사전투표소는 확진·격리자 투표소가 외부에 설치돼 역 내에 있는 일반 유권자 투표소와 공간 분리는 확실했다. 다만 넓은 서울역에 비해 확진·격리자 투표소를 안내하는 직원 수는 10명 정도로, 확진·격리자가 본인이 스스로 확진·격리자임을 밝히지 않으면 실수로 일반 투표소로 갈 여지도 있었다.
투표 열기가 뜨겁다 보니 곳곳에서 소란도 일어났다. 전날 영등포구 한 사전투표소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난동을 부린 50대 남성이 현행범 체포됐고, 용산역 사전투표소에도 투표소 내부를 찍으려는 한 남성이 직원들이 제지하자 언성을 높여 경찰이 출동했다.
확진자들의 투표 방식을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확진자 전용 투표함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투표 사무원 등이 기표 용지를 수거해가자 일부 확진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확진자들은 투표소 직원들에게 “공무원들이 내 표를 임의로 저렇게 수거해가면 내 표가 투표함에 제대로 들어가는지 여부를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항의했다. “부정선거가 의심되는 사전투표는 하지 않겠다”며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규정상 투표함을 투표소에 1개만 설치할 수 있다”며 “그래서 바구니에 확진자 표를 담아서 옮겼고, 투표사무원이 보는 가운데 넣었다”고 해명했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투표 열기 뜨거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1533만2972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5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34.69%로, 같은 시간대로 비교하면 지난 19대 대선(24.34%)보다 10.35%포인트(p) 높았다.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24.95%)보다도 9.74%p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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