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부품에 270억원어치 필로폰이…마약 밀반입 일당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6일 2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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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에 필로폰 등 마약을 숨겨 국제우편으로 국내에 밀반입한 일당과 이 마약을 투약한 구매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동남아에서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해 유통·판매한 마약 유통조직 총책 50대 남성 A 씨 등 일당 26명과 이들에게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45명 등 71명을 검거하고 이 중 2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로 밀반입한 필로폰과 엑스터시, 합성대마, 케타민 등 시가 270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28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에 압수된 필로폰 6.64kg은 지난 한 해 동안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24.5kg)의 27%에 달한다.

A 씨 일당은 감시망을 피하려 차량 부품에 마약을 숨겨 들여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아 등 현지에서 차량용 에어컨 컴프레서를 분해한 뒤 부품 안쪽 원통형 빈 공간에 필로폰을 숨겨 국제우편으로 국내에 발송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세관을 통과하기 위해 필로폰을 비닐과 은박지로 두세 겹 감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 조직들의 밀반입 수법은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7월 부산본부세관과 검찰이 항공기의 감속장치인 ‘헬리컬기어’의 원통형 중심부에 대량의 필로폰을 채워 밀수한 일당을 적발한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아보카도의 씨앗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코카인을 채워 밀수하려던 일당이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샴푸 용기 안에 마약류를 담아 들여오는 경우나 영양제 캡슐 안에 필로폰 가루를 채워 반입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관세청의 마약류 밀수 적발 건수는 총 6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9% 늘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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