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접종자 사망, 5주새 24명 → 57명… 위중증 악화 위험 22배 높아

조건희 기자 , 김성준 인턴기자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졸업 입력 2021-10-29 03:00수정 2021-10-29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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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037만 미접종자, 위드코로나 좌우

경남에 사는 곽모 씨(29)는 지난달 말 아버지(57)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떠나보냈다. 7월 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두 달 만이다. 젊은 시절부터 마라톤을 즐긴 아버지였지만, 코로나19는 그의 폐를 일주일 만에 망가뜨렸다. 예상치 못한 이별이었다. 영정으로 쓸 사진도 마땅치 않아 흐릿한 화질의 휴대전화 사진을 확대해 액자에 끼우고 장례를 치렀다.

곽 씨 아버지는 8월 초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하기로 예약한 상태였다. 곽 씨는 “정부가 백신을 서둘러 확보해 조금만 일찍 접종할 수 있었다면 아버지가 지금 살아계시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 미접종자 감소하는데 사망자는 증가
곽 씨 아버지처럼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은 미접종자가 코로나19로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7∼23일)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미접종자는 57명이었다. 9월 셋째 주(9월 12∼18일) 24명에 비해 2.4배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전체 미접종 인구는 1821만 명에서 1095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달 말에는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컸다. 당시와 비교하면 최근에는 확진자 수가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미접종자의 코로나19 위중증 위험은 지난달에 비해 오히려 커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미접종자는 28일 0시 기준 1037만 명이다. 앞으로 접종률이 더 올라도 1000만 명 안팎의 미접종자가 계속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다음 달 1일 시작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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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분석에서도 미접종자의 사망 위험이 접종완료자에 비해 훨씬 크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9월 마지막 주(9월 26일∼10월 2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미접종자가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할 위험은 접종완료자보다 9.4배 높았다. 위중증 악화 위험은 22배 높았다.

○ “이상반응 넓게 인정해 신뢰 높여야”

코로나19 중환자를 최일선에서 돌보는 의료진은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크게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했던 두 환자가 그랬다. 몇 해 전 대장암도 이겨냈던 70대 남성 A 씨는 지난달 코로나19에 걸려 숨졌다. 그는 백신을 맞지 않았다. 반면 접종완료자인 80대 여성 B 씨는 기저질환(콩팥병) 탓에 코로나19 확진 후 인공호흡기까지 달았지만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현대병원의 정유석 부원장은 “미접종 사망자를 계속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허탈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역 완화 이후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병상 대란’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백신 이상반응을 폭넓게 인정하고 충분히 보상하는 등 접종을 적극 독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정부의 인식 조사에서 미접종 사유 중 70%가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였다. 또 겨울철 닥칠 수 있는 5차 유행에 대비해 중환자 병상을 지금의 1.5배 수준으로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는 미접종자에게는 더 위험한 환경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많거나 지병이 있다면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안전하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미접종자들이 조속히 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성준 인턴기자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졸업
#백신 미접종자#위드코로나#미접종자 사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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