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 사업 본격화… 미래의 ‘K방산’ 수출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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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총조립 현장.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총조립 현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금까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기본훈련기 KT-1,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를 개발하고 양산해왔다. 2001년 KT-1을 인도네시아에 처음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모두 148대(KT-1 84대, T-50 64대)의 국산 항공기를 태국, 필리핀, 터키, 이라크, 페루, 세네갈 등에 수출했다. 금액으로 약 31억 달러 규모다.

전 세계에서 항공기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총 10여 개 국가에 불과하다. 한국은 해외 시장에서 선진국과도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KAI는 기존 수출 국가를 거점으로 삼아 방산 수출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며, 이 외에도 우주개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무인기 등 미래사업을 본격화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민간 주도 우주개발 확대… 항공우주 ‘패키지’ 수출 추진


차세대 중형위성 2호기 조립 현장.
차세대 중형위성 2호기 조립 현장.
KAI는 기존 항공기 중심의 수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항공기와 위성을 ‘패키지’로 연계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관련 산업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데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한미 위성항법 협력,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합류 등 국내 우주개발 여건이 개선되고 발전도 빨라지는 추세에 발맞춘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KAI는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진입과 참여를 더욱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KAI는 아리랑 1호부터 7호까지 다목적 실용위성 제작, 정지궤도 복합위성 등의 연구개발에 참여하며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또 한국형 발사체의 총조립과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을 주관하는 총괄업체로서 정찰위성의 연구개발도 담당하고 있다. 위성의 설계부터 제작, 조립, 시험까지 가능하며 초소형부터 대형 위성까지 다수의 위성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민간 우주센터도 지난해 구축해 양산체제도 확보했다.

특히 민간 기술이전을 위한 전략사업으로 기획된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 사업은 대한민국의 뉴 스페이스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KAI는 ‘차세대 중형위성 1호 개발 공동 설계팀’으로 참여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기술을 이전받아 차세대 중형위성 2호부터 5호까지 전체 시스템을 총괄 주관하여 동시 개발 중이다.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올해 4월 성공적으로 발사돼 운영 중이고, 2호는 내년 상반기에 발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KAI는 4호의 발사 서비스 업체로 미국의 스페이스X를 선정하고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차세대 중형위성을 표준 플랫폼으로 활용해 다양한 공공분야 관측수요에 대응하고 수출 전략형 모델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KAI는 10월 시험 발사를 앞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대형 추진제탱크 등 부품 제작을 마치고 총 조립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KAIST 등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과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저궤도 소형위성 사업과 발사 서비스, 위성정보 및 영상 서비스 분야로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휴관계를 수립하고 KAI를 중심으로 한 민간 주도형 밸류체인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 수준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운영


KAI A350동 스마트팩토리 상황실.
KAI A350동 스마트팩토리 상황실.
KAI는 사내 디지털화를 구현했을 뿐 아니라 항공기 설계, 생산 분야에도 소프트웨어(SW)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확대를 통해 중국과 인도 등의 기술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산성 30% 향상을 추진 중이다. KAI는 현재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에어버스 여객기 A350에 들어가는 날개 골격(윙립)을 만드는 스마트팩토리 시설은 에어버스의 담당자가 와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높다.

KAI는 AI와 SW 관련 역량이 점차 중요해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항공전자 SW, 시뮬레이터 등 SW 인력의 역량 제고로 협력업체 생태계 유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가상훈련체계 구축 역량을 보유한 KAI는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적용 메타버스 기술도 구현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항공기는 물론 잠수함 시뮬레이터도 개발·납품했고, 훈련체계시장에서도 SW 역량을 이미 확보했다. 현재 육해공군의 워게임 모의훈련 사업 참여를 위해 합성전장훈련체계 LVC(실기동 모의훈련, 모의가상훈련, 워게임 모의훈련이 상호 연동된 최첨단 훈련체계) 시장도 본격 준비 중이다.

이 밖에 KAI는 이미 구축한 무인기 제조능력을 기반으로 UAM 시장 진입을 앞당기는 동시에 군용 PAV 사업화를 병행함으로써 민수와 군수 시장을 동시에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KAI는 전투기와 헬기를 비롯해 국내 최초로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를 전력화했고, 차세대 군단급 무인기 체계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KAI가 자체 투자로 개발한 수직이착륙 무인기 NI-600VT는 2019년 무인 자동비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행제어 소프트웨어 등 대부분의 핵심기술이 독자 개발된 것이다. 또 PAV 기술개발을 위한 항우연의 산업기술혁신사업을 통해 자율비행개인항공기(OPPAV) 비행시제기·시스템 개발에 참여 중이다.

FA-50 경공격기와 수리온 헬기의 무인화 연구도 착수했고 지난해엔 차세대 비행체 개발팀을 신설하고 전기추진 수직이착륙 비행체(eVTOL)에 대한 선행연구를 시작했다. 서울대, KAIST 등과 협력을 통해 산학연 공동연구체계도 구축한 상태다. KAI는 이러한 미래사업과 관련, 2030년 매출액 목표를 3조 원으로 잡았다. 2030년 기준 5대 미래사업 매출 전망은 항공방산전자, 위성·발사체, SW·시뮬레이터를 합쳐 2조 원 규모고, UAM 분야는 5000억 원 수준이다. 또 유무인 복합체계까지 합쳐서 1조 원 수준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호국보훈#국방#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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