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공개 행보’에 현직 검사들은? “尹 이미 10년전부터…”

뉴스1 입력 2021-06-12 09:38수정 2021-06-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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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내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6.9/뉴스1 © News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개월이 넘는 잠행을 깨고 최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대권 도전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입장을 드러내면서 검찰 안팎에서도 조심스럽게 ‘기대감’이 감지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대권 도전을 묻는 질문에 “기대 내지는 염려를 제가 다 경청하고 알고 있다”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가 검찰총장 사퇴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지난 5일과 6일에는 현충일을 맞아 국립서울현충원과 K-9 자주포 폭발 사고 피해자,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등을 잇따라 만난 뒤 현충원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013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윤 전 총장은 35.1%로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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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을 놓고 여권에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무너뜨린다는 등의 이유로 거세게 비판해왔다. 특히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윤 총장과 갈등구도를 형성해온 추미애 전 장관은 최근 “정치검사가 바로 대권으로 직행한다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를 그냥 악마한테 던져주는 것과 똑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서초동에선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된다. 이번 정권 들어 ‘해체’ 수준으로 공격을 받은 검찰 조직을 다시 정상화 시켜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부장급 검사는 “검사들 각각의 생각이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다수의 검사들은 검찰의 본모습이 현재 많이 훼손되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이 제대로 본 모습을 찾기 위해선 아무래도 검찰 업무를 잘 알고 있는 분이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거듭된 직제개편으로 기존 권한이 상당 부분 축소됐다. 정권 초기 국정농단 수사와 사법농단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만 해도 검찰의 직접수사는 줄이되, 부패 범죄 등 특수수사 영역은 남겨야 한다는 기조였다.

그러나 조국 전 장관과 추 전 장관을 거치면서 특수부는 줄어들고 형사·공판부 우대 원칙이 강조됐다. 최근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반 형사부의 6대 범죄 직접 수사마저 제한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까지 추진되고 있는 상태다.

검찰 내부에선 “비판받아야 할 부분도 마땅히 있지만, 그렇다고 오랜 시간 노하우가 쌓인 수사력까지 박탈당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에 이를 가장 잘 대변해 줄 것이라고 생각되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추 전 장관이 자신과 측근에게 의혹을 제기하며 직무정지를 했을 때도 소송까지 거치면서 물러나지 않았지만, 올해 초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움직임에 반발해 사퇴했다.

한 검찰출신 변호사는 “지금은 너무나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검찰총장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은 달리봐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형사사법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정치인으로서의 윤석열 행보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윤 전 총장이 애초에 정치를 계획한 것이 아닌, 주변 환경이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 전 총장과 같이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검사는 “검찰총장을 그만두자마자 정치행보를 걷는 것이, 원래 총장을 할 때부터 그런 생각을 가진 것 아니냐고 충분히 의심을 할 수 있다”며 “다만 같이 근무를 해본 입장에서 주변 환경이나 여건 때문에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노하우가 쌓인 부패수사가 무너진 것이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본인에 대한 (정권의) 안좋은 감정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결국 이러한 주변 상황들이 본의 아니게 정치를 하도록 만들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 검사는 아울러 “윤 전 총장은 10년 전부터 ‘공정해야 한다’는 말을 해왔다.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좌천됐을 때나, 조 전 장관 수사 때도 똑같았다”며 “그게 마치 어떤 의도를 가진 것처럼 해석되서 공격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찰총장 사퇴 이후 곧바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검찰총장이 사퇴하자마자 정치 행보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며 “다만 그것과 별개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자유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한다고 하는 것도 웃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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