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 “소화제 먹어도 사망? 우리가 백신 마루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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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6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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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자식이기도 하고 부모이기도 하고 가장이기도 한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건강이 많이 악화돼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경찰관뿐만 아니라 어떤 국민이라도 마음의 상처를 받을 겁니다. 만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건강이 악화되는 일이 생겼을까요.”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부작용과 관련 “소화제를 먹어도 약 부작용 때문에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현직 경찰관은 이렇게 비판했다.

현직 경찰관 A 씨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한 경찰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A 씨는 “대한민국에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들 중에 백신 접종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면서도 “다른 백신보다 부작용이 조금 더 높은 AZ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빠르면 6월쯤 접종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4월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며 “현재 아스트라제네카(AZ)가 부작용이 많다고 국민들이 거부하니까 상대적으로 반발할 수 없는 경찰이나 소방, 군인들을 상대로 접종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 내부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면서 “우리 사회가 말로는 ‘경찰관들이 사회필수요원’이라고 하면서 마루타 형식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들도 많이 들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종 일정이 6월에서 4월로 앞당겨진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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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부에서 접종을 강요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자율적으로 맞으라’고 공문이 내려왔었는데, 일부 지방청들에서 코로나 접종예약률이 낮았던 모양”이라며 “화상회의를 통해서 (접종예약률이) 낮은 지방청장을 언급하며 ‘왜 예약률이 낮느냐’고 청장님께서 말씀하시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압박으로 암묵적인 강요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김창룡 경찰총장에게 “앞으로 백신을 맞고 건강이 악화될 경우에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이며, 환자를 어떻게 케어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해줬으면 참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근 AZ 백신을 접종한 경찰관들이 병원 치료를 받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소속의 50대 경찰관은 안면마비와 함께 뇌출혈 의심 증상을 보였고, 일산서부경찰서 소속의 50대 경찰관도 호흡 곤란 증세로 치료 중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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