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700명대… “4차유행 초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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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강화 ‘핀셋 방역’ 검토…전국서 산발적 집단감염 이어져
학생 확진자 하루평균 48명 급증세…복지장관 “문제업종 위주 조치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700명까지 치솟는 등 4차 유행 가능성이 커지자 방역당국이 강화된 방역조치를 내놓을 방침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강화 대신 일부 시설 위주의 ‘핀셋 방역’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국내 674명, 해외 26명 등 700명으로 집계됐다. 올 1월 7일 869명 이후 가장 많다. 이번 주초 400명대였던 확진자 수는 7일 600명대를 거쳐 하루 만에 700명까지 늘어난 것이다. 이미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유행 양상을 보면 전국 곳곳의 산발적 집단감염을 통해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실내체육시설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확진자 55명이 나왔다. 7일 하루에만 확진자 27명이 추가됐다.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누적 확진자 58명), 대전 동구 학원(72명), 경북 경산시 스파(50명) 등 다양한 지역과 장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비교적 안정세였던 학생 감염 상황도 최근 불안하다. 전북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개학 이후 이날 오전까지 확진자 26명이 나왔다. 교육부에 따르면 1∼7일 유치원 및 초중고교 학생 확진자 수는 335명으로 하루 평균 47.9명이었다. 1주 전 하루 평균 학생 확진자 수(39.6명)와 비교하면 8명 이상 늘어났다. 3월 개학 이후 학생 확진자는 총 1412명 나왔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다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9일 새로운 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수도권 전체의 거리 두기를 격상(2단계→2.5단계)하는 등 일률적인 강화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은 낮다. 이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률적으로 거리 두기 단계를 올리면 지침을 잘 준수하는 업종이 피해를 보고 국민 피로감도 늘게 된다”며 “(유흥주점 등) 최근 집단감염이 많았던 곳의 방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최근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많았던 클럽과 지하주점 등을 포함한 유흥주점, 목욕탕, 스파 등의 방역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의 의견은 부정적이다. 최근 유행은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곳곳에서 ‘숨은 감염자’를 통해 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부 업종의 방역강화만으로)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등 과거 유행과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질 때 방역수준을 찔끔찔끔 올리다가 오히려 고통이 더 길어진 과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방대본에 따르면 1월 30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수도권 의료기관을 찾은 5002명 중 26명(0.52%)이 코로나19 항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도 모르게 감염 후 치료된 것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말 0.15%보다 높아졌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국내 항체양성률은 미주, 유럽의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 지속적으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성규 sunggyu@donga.com / 박창규·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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