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방접종센터 못가는 75세 이상, 아스트라 접종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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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거동 불편-도서산간 거주자 등 해당
화이자, 초저온 환경서 운송-보관
장비 갖춘 센터 아니면 맞기 힘들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의료진이 접종 후 상황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의료진이 접종 후 상황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음 달부터 75세 이상 고령자 약 364만 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하지만 정부 발표와 달리 일부는 화이자가 아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고령자는 접종시기도 한 달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15일 발표한 2분기(4∼6월) 접종계획에 따르면 75세 이상은 다음 달 1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8도∼영하 75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운송 및 보관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장비가 갖춰진 예방접종센터에서만 맞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내체육관이나 시민회관 등 대규모 공공시설에 총 254개의 예방접종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 고령의 접종 대상자들을 센터로 수송할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버스를 빌려 마을 이장이나 통장의 인솔 아래 노인들을 예방접종센터까지 이동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제는 거동이 많이 불편하거나 예방접종센터에서 거리가 너무 먼 도서산간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의 접종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화이자 대신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접종 장소는 예방접종센터보다 더 가까운 마을 경로당, 보건지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남도는 “지역 특성상 섬에 거주하는 노인이 많다”며 “이들을 예방접종센터 대신 보건지소에서 접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결국 이들은 초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은 맞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65∼74세가 접종받는 동네의원 등 위탁의료기관에서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 위탁의료기관 접종은 이르면 5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이 경우 접종시기가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와상환자 등 아예 거동이 불가능한 고령층을 위해 각 가정에 직접 방문하는 접종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그러나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2차례 접종이 필요한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신 얀센처럼 1번만 접종해도 되는 백신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얀센의 국내 도입 시기 및 물량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부 관계자는 “거동이 완전히 불가능한 75세 이상은 올해 안에 백신을 맞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예방접종센터#아스트라 접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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