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임기 142일 남기고 사퇴…1분간 ‘정의·자유민주주의’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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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4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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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2021.3.4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2021.3.4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에서의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일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대한 비판을 시작한 지 사흘 만이자 앞으로 임기가 142일 남은 상황에서다.

윤 총장은 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직접 작성한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고 밝혔다.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윤 총장은 준비한 입장을 발표하며 ‘헌법정신’ ‘정의’ ‘자유민주주의’ 등을 언급했다. 자신을 응원한 지지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서 윤 총장은 전날(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해 검사 및 수사관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오후 늦게 서울로 돌아와 이날 오전 반차를 냈다.

윤 총장은 전날 대구 방문 뒤 측근들에게 자신이 그만둬야 (중수청 추진을) 멈추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날 사의를 표명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의 입장표명 소식은 이날 오전 11시15분쯤 기자단에 전달됐다. 대검은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금일 오후 2시 대검 현관에서 입장 표명을 한다”고 공지했다. 내용은 공지하지 않았지만 거취 관련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장표명 소식이 알려진 뒤 오후 1시가 넘어서자 대검 청사 정문 앞은 지지자들과 기자, 유튜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청사 담벼락 앞에는 윤 총장을 지지하는 화환이 길게 늘어섰다.

정문 바로 앞에는 벚꽃도 등장했다. 윤 총장의 마지막 출근길을 위해 준비했다는 벚꽃에는 ‘윤석열 총장님 국민을 위해 헌법과 법치를 수호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담겨있었다.

오후 2시가 가까워 오자 유튜버들과 지지자들만 약 30여명이 정문 앞에 모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대검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 해 직원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오후 1시58분쯤 관용차량을 타고 정문을 통과했다. 이어 대검 현관에 1시59분쯤 내렸다. 대검 현관 앞에 대기하던 약 100여명의 취재진은 숨을 죽이고 윤 총장의 입을 집중했다.

윤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면서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이제까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제게 날 선 비판을 주셨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약 1분 남짓 자신이 준비해온 입장을 발표한 윤 총장은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답변 없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윤 총장의 사의가 받아들여지면 윤 총장은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임명된 지 1년8개월 만에 검찰을 떠나게 된다.

윤 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총장은 전날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해 ‘정계에 진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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