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고비 넘기며 이웃사랑 깨달았죠” 30억 기부한 노부부에 국민훈장

뉴시스 입력 2021-03-02 12:17수정 2021-03-0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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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눔 실천 46명, 국민추천포상 영예
내일 수여식…정세균 국무총리 직접 수여
지난해 5월21일 부부의 날. 선한 미소가 똑 닮은 전종복(81)·김순분(73) 부부는 재산 30억원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바보의 나눔 복지재단’에 기부했다.

노부부는 소위 말하는 ‘부자’가 아니다. 집이 홍수에 잠겨 냉골로 겨울을 난 경험이 있을 정도로 평범했다. 병원 총무과장으로 일해 받은 월급을 차곡차곡 모았다. 김씨가 “결혼하고선 남편이 가져온 월급 2만원 중 1만8000원을 저금하고 2000원으로 살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무던히 아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투자한 토지가 국가에 수용됐고, 이때 받은 보상비를 기초자금 삼아 투자한 부동산이 제법 큰 돈이 됐다고 한다.

노부부는 30억원의 거액을 갖기 전 어려운 살림사정에도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전씨가 2007년 지붕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이웃을 돕는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장애인의 집에서 일주일에 1~2회 봉사활동을 했고 여윳돈이 생길때마다 어려운 이웃과 시설에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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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는 “오래 전부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뿐”이라며 “떠나기 전에 남은 재산도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했다.

노부부는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공을 인정해 국민추천포상 최고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국민추천포상은 사회 곳곳의 숨은 의인을 국민으로부터 추천받아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로, 지난 2012년 처음 시행돼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그간 6462건의 국민추천을 받아 466명을 포상했다.

올해는 755건의 후보를 추천받아 이 중 46명을 최종 선정했다. 특히 올해 심사에서는 국민 온라인 투표를 실시해 국민이 뽑는 유일한 포상의 의미를 더했다.

노부부와 함께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인물은 대하장학재단 이사장인 명위진(79)씨다.

명씨는 2009년 자비 40억원으로 재단을 설립해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380명의 대학생이 11억1000만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받았다. 간암을 앓던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후론 병원에 19억원을 후원했다.

국민훈장 목련장은 명동입구 건물 모퉁이에서 50여년 구두 수선공을 하면서 모은 재산 12억원을 기부한 명품수선의 장인 김병양(84)씨와 50년간 과일을 팔아 모은 재산을 400억원을 쾌척한 김영석(93)·양영애(85) 부부가 각각 받았다.

국민훈장 석류장은 2G폰 쓸 정도로 검소하게 생활하며 18억원을 기부한 권오록(85)씨와 1999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지체장애2급에도 재난현장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펴온 개그맨 조정현(60)씨에게 각각 돌아갔다.

또 국민포장 7명, 대통령표창 15명, 국무총리표창 18명이 각각 선정됐다.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은 오는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상자들에게 훈·포장을 가슴에 직접 달아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은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계신 숨은 영웅을 찾아 국민추천포상을 전달하고 감사를 표해왔다”며 “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희망의 메시지가 널리 전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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