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도 정수 ‘스마트워터시스템’ 구축… 물 재사용률 높이고 방류 수량 줄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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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지방정부가 이끈다]물산업 성장 주도하는 대구시

대구 달성군 물산업클러스터 실증시설 내부 모습. 이곳은 기업들이 물을 활용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실증할 수 있는 시설이다. 대구시는 앞으로 이들 기술 개발 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시 제공
대구 달성군 물산업클러스터 실증시설 내부 모습. 이곳은 기업들이 물을 활용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실증할 수 있는 시설이다. 대구시는 앞으로 이들 기술 개발 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시 제공
대구는 깨끗한 물의 중요성을 아는 도시다. 대구시내를 가로질러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도시의 ‘젖줄’인 금호강은 1980년대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비만 오면 무언가 썩는 냄새가 강 주위를 휘감았다. 이 오명은 대구시가 1984년부터 15년간 하수처리시설 설비 향상에 투자한 이후인 2000년대 들어서야 벗을 수 있었다.

대구는 물산업 발전 가능성을 먼저 보고 준비하는 도시다. 2015년부터 세계물도시포럼을 개최해 물 관련 정보를 모았다. 지난해는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 내에 물산업클러스터를 만들었다. 물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 깨끗한 수질 확보에 주력

대구시는 취수 원수의 60% 이상을 낙동강에 의존한다. 그만큼 낙동강의 수질이 중요하다. 그러나 낙동강 인근에는 산업단지가 많아 늘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가 있다. 대구에만 산업단지가 7곳이 있고 낙동강 상류로 올라가면 경북 구미시와 봉화군 등에 산업단지와 대형 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들 산단은 강에서 물을 끌어와 사용한 뒤 폐수 및 하수 처리를 거쳐 다시 강으로 방류한다.

이에 대구시는 ‘스마트워터시스템’을 구축해 산단에서 사용한 물을 최대한 재사용하고 강으로 방류하는 수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스마트워터시스템은 수질과 수량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적절한 수질이 될 때까지 정화한 뒤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다 쓰고 난 물을 폐수·하수 처리해 강으로 보내는 대신 고도정수처리시설에서 물을 수차례 더 거른다. 깨끗하게 거른 물은 다시 공단에서 공업용수로 활용한다. 정수 과정에서 걸러지는 미세조류들은 따로 모아 바이오가스를 추출하는 데 재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구국가산업단지에 2026년까지 스마트워터시스템이 구축되면 낙동강으로 방류되는 물의 양은 현재의 5%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향후 대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 산단도 스마트워터시스템을 도입해 낙동강 수질 향상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물산업 키워 물 시장 개척

수질 정화 등 물을 활용한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홍수가 반복돼 깨끗한 식수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데다 산업이 세분화되면서 물을 활용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20년 약 996조 원에 달하고 적어도 2024년까지는 연평균 3.4%대의 성장이 예측된다. 그린뉴딜을 견인할 녹색산업으로 ‘스마트 물산업’이 꼽히는 이유다.

지난해 조성한 물산업클러스터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물산업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마련한 교두보다. 이곳에서는 기업이 물 관련 기술을 개발해 상품이나 서비스로 내놓기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은 대구 산단에서 배출되는 물을 활용해 폐수를 정수하거나 물로 발전해 에너지를 얻는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한다. 해외로 수출할 경우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컨설팅도 지원된다.

이 같은 지원은 입주 1년 만에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물산업클러스터 입주 기업 32개사는 올해 982억 원의 매출(11월 기준)을 올렸다. 상반기(442억 원)보다 하반기(540억 원) 매출액이 1.2배 더 높다. 입주 기업들은 수돗물 정밀여과장치를 만들고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폐수를 정수하는 기술 개발 등의 성과를 올려 국내 판매는 물론이고 해외 수출도 개척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그린뉴딜#대구시#물산업#스마트워터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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