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앙증맞은 물건이 전자담배 기기라니…

김소민 기자 입력 2020-12-16 03:00수정 2020-12-16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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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이제는 OUT!]현행법상 담배에 해당 안돼
건강관련 경고문구-그림 없어
시계-車키 모양 등 ‘액세서리급’
전문가 “일반 담배처럼 규제해야”
마우스 모양(왼쪽)과 시계 모양의 전자담배 기기. 전자담배 기기는 현행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건강 관련 경고 문구나 그림 표시 의무가 없다. 국가금연지원센터 제공
서울 종로구의 한 전자담배 판매장 진열대에는 다양한 색상의 전자담배 흡연기기들이 전시돼 있다. 이 매장 직원은 진열된 기기들을 가리키며 “액세서리들을 서로 조합하면 약 500가지의 서로 다른 전자담배 기기가 나온다”고 했다. 전자담배 기기의 본체(홀더) 색상만 해도 4가지였고 뚜껑(캡)은 색상이 12가지나 됐다. 여기에다 각종 액세서리 조합까지 더하면 수백 가지의 기기 조합이 나온다는 게 점원의 설명이다.

그런데 전자담배 흡연에 필요한 이런 기기에는 일반 담뱃갑에 표시돼 있는 건강 관련 경고 문구나 그림이 없다. 전자담배 기기가 현행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경고 문구 표시 규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담배사업법이 정의한 담배는 ‘연초(煙草)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해 피우거나 증기로 흡입하는 등의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하는데 전자담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자담배 기기는 담배 사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경고 표시나 광고, 판촉 등에서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들은 시계 모양, 자동차키 모양 등 다양한 종류의 전자담배 기기를 내놓고 있다.

전자담배 기기도 일반담배와 같은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재형 국가금연지원센터 선임전문원은 “기기에도 경고 그림을 붙이면 이 기기가 담배 사용에 쓰이는 도구라는 인식이 생길 것”이라며 “기기의 외부 포장지에라도 경고 그림을 붙이면 매장 내 진열 효과를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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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기기도 일반담배처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으나 아직 입법으로 연결되지 못한 상태다. 올해 7월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전자담배 기기에도 경고 문구와 그림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현재는 전자담배 기기에 액상(液狀) 니코틴을 꽂아 사용할 수 있게 한 카트리지 포장에만 경고 그림을 표시하고 있는데 기기 본체에도 경고 그림을 붙이도록 한 것이다. 전자담배 기기 판촉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도 국회에 계류돼 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전자담배#마우스#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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