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동 강제노역이 ‘방과후 활동’?…“통일부 제정신인가”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1월 4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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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북한 학생들의 노역 활동을 ‘사회의무 노동’ ‘방과 후 활동’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동 노역을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3일 통일부의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북한 학생들은 방과 후에 무엇을 할까요?’라는 제목으로 ‘카드뉴스’형태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방과 후 과외활동으로 북한 학생들은 ‘소조활동’, ‘사회의무 노동’을 주로 하는데요…북한 학생들은 사회의무 노동으로 방과 후에 나무심기, 모내기 등을 하는데, 학생들에게 교육과 생산노동의 결합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죠”라고 적혀있다.

북한 학생들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삽으로 땅을 파는 삽화도 있다. 삽화의 말풍선에서 학생들은 “초급중학교에 다니는 저는 봄엔 나무심기 가을엔 나무 열매 따기를 한답니다”라고 말한다.

또 “북한에서 모든 학생이 과외활동 시작 전에 다 함께 ‘총화’ 시간을 가져요.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죠”라는 소개글도 있다.

통일부는 끝으로 “방과 후 활동은 조금씩 다르지만 언젠가 남북한이 학생들의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함께 하는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라는 글로 맺었다.
통일부의 게시물에 대한 누리꾼들 반응
통일부의 게시물에 대한 누리꾼들 반응

이 게시물에는 “’아동 강제노역’을 ‘사회의무 노동’ 이라고 설명하고 있네”, “저 아이들은 강제 노역 당하는거지 자발적 노동이 아니다”, “제발 이런것들을 아이들이 현혹되기 쉬운 그림으로 미화하지 마시라”, “아동 인권 착취를 이런식으로 포장하나”, “통일부 제정신인가?” 등 대부분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총화’를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표현한데 대해서도 “(아이들) 총화는 북한주민들이 월마다 가지는 생활총화를 익숙하게 하기 위한 것이고, 이는 자아성찰을 빌미로 반사회인들을 색출 하기 위한 감시다”, “어떻게 총화를 미화할 수 있나?”라는 지적글이 달렸다.
통일부의 게시물에 누리꾼들이 댓글로 첨부한 사진
통일부의 게시물에 누리꾼들이 댓글로 첨부한 사진

북한 어린이들이 철길 보수작업에 동원돼 무거운 돌짐을 나르는 사진과 함께 “통일부 직원 자녀부터 노동의 소중함을 가르치시지요”라고 비꼬는 댓글도 달렸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취업의 최저 연령에 관한 협약’에서는 노동을 금지하는 최소 연령을 ‘의무교육 연령 및 어떠한 경우에도 15세 이상이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아동에게 노동 활동을 강요한다는 규탄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북한의 총화는 주 1회 진행되며 월말에는 월생활총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생활총화에 무단 불참하는 주민은 북한 법률에 따라 실형까지 선고 받을 수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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