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한마음’ 비대면 추석…“차례상 인증샷 찍어 친척들과 공유”

박종민 기자 , 박창규 기자 , 유채연 인턴기자 연세대 철학과 4학년, 오승준 인턴기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 입력 2020-09-27 21:20수정 2020-09-2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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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가 또 늘어나면 안 되잖아요. 올해 추석 차례상은 인증 샷을 찍어서 친척들과 공유하려 합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살고 있는 신재희 씨(25)는 올해 설날에 이어 이번 한가위도 친척들과 만나지 않기로 했다. 평소라면 친가와 외가가 있는 대구에 많은 친척이 모였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는 한 번도 함께하질 못했다. 신 씨는 “설날에 ‘추석엔 꼭 보자’ 약속했지만 물거품이 됐다”며 “요즘 화상통화로 안부를 묻고 마음을 전하는 ‘비대면 예절’이 추석 트렌드가 된 만큼 이에 맞춰 보낼 예정”이라 말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올해 추석은 ‘따로 한마음’ 명절로 보내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만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9%가 “추석 때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79.2%가 ‘코로나19’를 꼽았다.

●터미널은 한산, 선물 배송은 북적
대학생 모재성 씨(26)도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방문하지 않을 계획이다. 모 씨는 “추석 연휴에 할머니 댁에 가지 않는 건 살면서 이번이 처음”이라 말했다. 최근 모 씨의 아버지가 수술까지 해 가족은 고민이 깊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먼저 “내려오지 말라”고 연락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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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친척들도 고심이 컸을 텐데, 할머니께서 먼저 ‘아무도 내려오지 말라’고 모두에게 공지하셨어요. 당연히 서로 만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이렇게 해야 가족도 지키고 함께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추석을 닷새 정도 앞둔 주말인 25, 26일 서울의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도 이런 분위기 탓인지 다소 한적했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 첫날인 30일 하행 열차 예매율은 현재 40.6%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 첫날의 97.2%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질 않는다.

서울역 경비업체에서 일하는 정모 씨(55)는 “체감 상 지난해 추석 전 주말보다 70%가량 이용객이 줄어든 것 같다”며 “지난해 이맘때면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의 재잘대는 목소리가 가득했지만 지금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고 전했다.

고향 방문은 포기했어도 감사를 전하는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백화점 선물배송상담센터 등은 선물을 보내려는 시민들이 몰려들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백화점은 선물 배송을 접수하려면 20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50대 여성 김모 씨는 “전남 함평에 계시는 시어머니가 절대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며 “일단 선물 세트로 마음을 전하고 코로나19가 좀 잦아들면 찾아뵐 계획”이라고 전했다.

●28일부터 2주 간 추석 특별방역
서울시는 28일 0시부터 다음달 11일 밤 12시까지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를 이어간다고 27일 밝혔다.

특별방역기간 중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형 쇼핑몰 217곳에선 시식코너를 운영하면 안 되고 전통시장 350곳에도 주 출입구에 방역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시는 서울시내 터미널 5곳에 감염의심자 격리소를 마련하고 방문판매업체 등 특수판매업체 398곳이 집합금지 명령을 이행하는지 등도 불시 점검도 벌이기로 했다.

정부도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재차 권고했다. 17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번 (추석)만큼은 부모님과 친지들을 직접 대면하지 말고 안전과 건강을 챙겨드리는 것이 최대의 효도이고 예의”라며 “따뜻한 전화 한 통과 사랑이 담긴 선물 등으로 ”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을 함께 나누는 풍요로운 추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유채연 인턴기자 연세대 철학과 4학년
오승준 인턴기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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