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등교 재개했는데…N수생들 “학원도 문열게 해달라”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22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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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15일 오후 대전 서구에 위치한 입시학원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마지막 수능 모의평가)를 앞두고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2020.9.15/뉴스1 © News1
대전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15일 오후 대전 서구에 위치한 입시학원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마지막 수능 모의평가)를 앞두고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2020.9.15/뉴스1 © News1
“수도권의 N수생들은 공부할 곳이 없어 고시원 같은 학사나 집에서 혼자 힘들게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300인 이상 재수종합학원에서는 철저한 방역으로 다른 어떤 곳보다 안전하게 운영해 온 결과 지금까지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게 학원을 열게 해주세요”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의 내용이다. 이 글은 21일 현재 1만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학생들이 지난 21일부터 등교수업을 재개했지만 300명 이상 대형 입시학원은 휴원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수생을 중심으로 학습권이 제한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학원들 역시 당장 운영에는 문제가 없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다음달까지 장기화할 경우 수강생 이탈 등 악영향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는 23일부터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돼 재수생과 학부모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원격수업, 대면수업보다 집중력 떨어져”…재수생 ‘전전긍긍’

지난달 20일 전후로 모든 재수생 입시학원들은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동영상 강의는 강사와 수강생 간 쌍방향 소통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면수업에 비해서는 집중력이나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성학원 관계자는 “학원의 인터넷 강의 시스템을 지원해 주는 업체가 있다”며 “학교 온라인 수업과 같이 강사들이 인터넷 강의를 하면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수업을 듣는 형식인데 시스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격수업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 온라인으로 강사와 수강생 간 소통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대면수업보다는 집중력과 학업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재수생 A씨(20)는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다가 집중력이 떨어져 최근에는 스터디카페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수업 진행에는 무리가 없지만 아무래도 직접 대화를 하는 것보다 모니터를 거쳐 얘기가 오가다 보니 소통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재수생들은 수업 뿐 아니라 진학 상담에 있어서도 비대면 소통은 한계를 느끼고 있다. 특히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비대면 소통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수험생을 자녀로 둔 B씨(48)는 “고3의 경우 학교에서 교사와 직접 마주하며 계획을 세우는데 재수생은 학원에 가지 못하니 원서접수에서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영상 통화로도 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직접 보는 것보다는 못하지 않겠나”라고 하소연했다.

◇학원가, 경영 악화 우려에 ‘전전긍긍’…고3과 형평성 지적도

학원가의 마음도 편치 않다. 경영 악화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운영에는 문제가 없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다음달까지 장기화할 경우 수강생 이탈 등 악영향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투스 관계자는 “연말에 집계를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영업손실이 어느 정도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학원 집합금지가 길어지면 학생들이 더 이상 추가로 등록을 안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성학원 관계자도 “학생들이 학원에 오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만 들으니까 수강료를 정상적으로 못 받고 있다”며 “10월까지도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입시생이나 학부모들이 동요할 것이고 대거 수강을 중지할 수도 있는 만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원의 경우 ‘학교에서의 대면수업은 허락하고 학원은 안 된다’는 것이 수능을 앞둔 고3과 재수생들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도 지적한다.

유상현 한샘여학생기숙학원 대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학원에 들어가서 수업을 듣고 싶다고 계속 연락이 온다”며 “주무부처인 교육부에도 민원을 넣어보고, 청와대에도 국민청원을 올렸는데 심각성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능을 얼마 앞둔 고3은 학교에서 현장수업을 듣게 하고 재수생은 한달 가까이 학원을 못가게 하니 공정성에서도 많이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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