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4개 마을 삼킨 670mm 물폭탄… 주민 780명 긴급대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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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 등 한강 14개 댐 모두 방류… 수위 상승에 올림픽대로 다시 통제
임진강 필승교-군남댐도 최고 수위
7일까지 강원-경기 300mm 더 올듯

21년만에 한탄천 범람, 물바다 된 철원 마을 5일 폭우로 강원 철원 지역에서 한탄강의 지류인 한탄천이 범람해 동송읍 이길리 일대 등이 침수됐다. 한탄천 범람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인근 마을들이 물에 잠기며 주민 78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철원=뉴스1
21년만에 한탄천 범람, 물바다 된 철원 마을 5일 폭우로 강원 철원 지역에서 한탄강의 지류인 한탄천이 범람해 동송읍 이길리 일대 등이 침수됐다. 한탄천 범람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인근 마을들이 물에 잠기며 주민 78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철원=뉴스1
강원 지역 등에서 최대 670mm의 폭우가 닷새째 이어지며 5일 오후 한탄천이 범람해 주민 78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한강 홍수를 조절하는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소양강댐을 포함한 한강 수계 14개 댐이 모두 방류했다. 경기 연천과 파주 등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강원 철원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반경 한탄강 지류인 한탄천이 범람해 갈말읍 정연리와 동송읍 이길리 등 4개 마을이 물에 잠기며 300여 가구가 피신했다. 주민 20여 명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가 모터보트를 탄 119소방대원에게 구조되기도 했다. 한탄천이 범람한 건 1999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지사는 이날 오후 3시경 소양강댐 수문 5개를 개방하고 초당 810t의 물을 방류했다. 1973년 10월 완공된 소양강댐은 2017년 8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수문을 개방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소양강댐에서 방류한 물이 한강대교에 도달하려면 약 16시간이 걸린다. 한강 수위가 1∼2m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댐 방류량 증가로 이날 오후 9시 25분부터 올림픽대로 동작대교와 염창 나들목 구간이 통제됐다.

경기 연천과 파주 등도 집중호우에 북한의 황강댐까지 통보 없이 방류해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오후 7시 반 기준 임진강에 있는 필승교는 수위가 13.12m로 올라갔으며, 군남댐도 39.99m로 수위가 상승했다. 모두 2009년과 2013년 기록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다.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며 인근 주민들도 긴급 대피에 나섰다. 연천군 측은 “하류에 있는 군남면 백학면 등에 거주하는 주민 3000여 명에게 지역대피소로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파주시 역시 오후 4시 반경 비룡대교 일대에 홍수경보가 발령된 뒤 인근 주민들의 대피를 서두르고 있다.

6일부터는 다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7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내륙과 강원 영서에 최대 300mm 이상, 서울과 경기 충청지방에 100∼200mm가량이다.

철원=김태성 kts5710@donga.com /김소영·강은지 기자
#폭우 피해#철원 한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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