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계명대 출신 박종규 작가
극재 정점식 기리는 ‘극재포럼’서
19일부터 ‘노이즈의 예술’ 초대전
전시 판매 수익 전액 모교에 기부
14일 대구 남구 계명대 대명캠퍼스 극재미술관에서 박종규 작가가 자신의 미디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5월 ‘미술의 달’을 맞은 대구 남구 계명대 대명캠퍼스가 극재포럼과 특별전, 청년 작가 및 동문 작가 초대전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문화예술 행사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올해로 7회를 맞는 극재포럼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목이자 계명대 미술대 설립과 발전에 기여한 극재 정점식(1917∼2009)의 예술 정신을 기리는 대표 학술 행사다. 이번 포럼 주제는 ‘New Ground: 기술, 창작, 그리고 동시대 미술의 전환’.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확산 속 예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와 연계해 캠퍼스 내 극재미술관은 19∼30일 계명대 출신 박종규 작가 초대전 ‘노이즈의 예술(The Art of Noise)’를 연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 판매 대금 전액을 미술대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다음은 박 작가와의 일문일답.
―초대전은 어떤 의미인가.
“개인적으로는 다시 출발한다는 각오로 전시회를 준비했다. 계명대는 작가로 성장하는 기반이 된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발표가 아니라 학교와 후배, 지역 미술계에 대한 일종의 ‘환원’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극재포럼 주제를 어떻게 보는가.
“지금 예술은 굉장히 큰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창작 영역까지 들어오면서 미술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 이번 포럼은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예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자리라고 본다.”
―극재포럼 자체가 갖는 상징성도 남다를 것 같다.
“극재 선생은 단순한 화가가 아니라 교육자였다. 계명대 미술대의 기틀을 만들었고, 지역 미술 발전에도 큰 영향을 남겼다. 지금도 포럼과 특별 전시가 이어진다는 건 결국 ‘예술 정신의 계승’이라는 의미다.”
―본인 작품 세계를 설명해 달라.
“나는 이미지와 시간, 기억의 충돌을 작업으로 풀어낸다. 디지털 시대에는 정보와 이미지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그 안에서 생기는 ‘노이즈’를 단순한 방해가 아니라 새로운 감각의 층위로 바라보고 있다.”
―전시 제목이 ‘The Art of Noise’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이미지와 정보 속에 산다. 사람들은 흔히 노이즈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데, 나는 오히려 그 혼란 안에서 새로운 감각과 의미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그런 시대의 감각을 시각화한 작업이다.”
―해외 활동 경험도 이번 작업에 영향을 줬나.
“그렇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에서 회화와 복합매체를 공부했고, 독일·미국·일본·홍콩 등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시각을 경험했다. 특히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공통으로 느낀 건 동시대 예술은 결국 인간의 감각으로 돌아온다는 점이었다.”
―지난해 이집트 카이로 국제미술제 참가도 화제였다.
“세계 10개국 대표 작가만 참여하는 프로젝트였는데,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피라미드 앞에서 작업을 선보이는 경험 자체가 너무 강렬했다. 앞으로도 국제 무대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작품 판매 수익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예술은 결국 다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술 전공 학생들은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기부 전시가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오히려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미술대에서 배우고 성장했고, 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는 돌려줄 차례라고 생각했다. 작품이 단순히 판매로 끝나는 게 아니라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이어진다면 그 자체로 작품의 의미도 더 커진다.”
―계명대 미술의 달 행사 전체 의미를 어떻게 보나.
“지역 예술인 그리고 재학생들에게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단순한 대학 행사가 아니라 지역 문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살아있는 미술 교육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작품을 어렵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화면 앞에 오래 머물러 보길 바란다. 그 안에서 각자가 새로운 다른 감각과 기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또 다른 누군가의 배움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함께 느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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