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오류 줄인다…‘코로나19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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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4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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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한국표준과학연구원제공) 2020.07.14 / 뉴스1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한국표준과학연구원제공) 2020.07.14 / 뉴스1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을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감염 여부 판정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진단의 효율과 신뢰성을 높일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 주관으로 꾸려진 신종바이러스(CEVI) 연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코로나19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를 통해 진단한다. 이 검사는 진단 시약 안에 있는 ‘프라이머’라는 물질이 코로나19에만 나타나는 DNA에 달라붙어 증폭시키는 과정을 얼마나 거쳤는지 의미하는 Cq(역치 사이클) 값이 일정 기준값보다 낮으면 양성, 높으면 음성으로 판정한다. 바이러스가 많아 DNA의 양이 적으면 조금만 증폭해도 검출되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러스가 적으면 증폭 많이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역치 사이클이 높아진다.

문제는 진단키트마다 기준값이 다르다는 데 있다. 신종 감염병 대유행 초기에는 진단키트 수급 문제·환자 급증 등의 이유로 매번 같은 제품을 사용하기 어렵다. 만약 A 제품과 B 제품의 기준값이 달라 양성 여부가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어려움을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 표준물질로 해결할 수 있다. 표준물질은 흔히 ‘답안지가 주어진 문제’에 비유된다. 표준물질(문제)과 정확한 측정 결과(답안지)가 주어진다면 업체는 자사 및 타사 제품과 비교를 통해 정확성을 개선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역전사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Reverse Transcription Digital PCR, RT-dPCR)을 이용했다. 반응액을 미세방울로 만들거나 작은 구획으로 분리해 관심 유전자를 증폭하는 기술이다. 반응이 끝난 후 형광신호를 내는 방울/구획의 개수를 바탕으로 유전자의 개수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정밀한 핵산증폭기술이다. 이 기술은 역전사 실시간 중합효소 연쇄반응에 비해 정밀도와 반복성이 높아,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에 사용됐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검체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뿐만 아니라 개수까지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코로나19 바이러스 표준물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체 유전체의 약 90%를 포함하고 있다. 약 10%를 포함하고 있는 중국의 표준물질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양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어 바이러스 변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표준연 미생물분석표준팀의 김세일 책임연구원은 “신종바이러스 연구단과의 협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및 유전체 확보가 가능했다”며 “코로나19와 유사한 바이러스 입자 형태의 표준물질 개발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박현민 원장은 “이번 성과는 올해 팀 단위 중심의 조직개편 이후 두팀의 전문성이 만나 이뤄낸 첫 가시적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가 현안 대응 및 국민체감형 연구성과 창출에 노력하고 국가기술표준원과 협력해 항원·항체 표준물질 개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표준연 주요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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