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發 감염 65개 시군구 277명… 수도권 전파력 지방의 3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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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주요 집단감염 분석해보니
쿠팡, 20일새 24개 시군구 확산… 리치웨이는 열흘만에 35곳으로
접촉자 명단 파악 속도 따라 차이
이달 신규 확진자 하루 30명 웃돌아… 전문가 “내달 2차 대유행 우려”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가 줄곧 30명을 웃돌고 있다. 아직 확진자가 폭증하는 ‘2차 대유행’은 아니지만 위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6일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 전환 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등 수도권에서만 최소 20건 이상의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확진자 연령대는 젊은층에서 고위험군인 고령층으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이 아니라 당장 여름에 2차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14일까지로 예정된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 수도권 전파력, 더 빠르고 강하다
본보가 수도권 주요 집단 감염 상황을 분석한 결과, 12일 0시 기준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65개로 퍼지며 총 277명의 확진자를 기록했다. 쿠팡 물류센터 집단 감염은 24개 시군구에서 147명의 확진자를 낳았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20일 만이다. 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집단 감염의 확산 속도는 이보다 빠르다. 불과 열흘 만에 35개 시군구 139명이 감염됐다. 수도권에서의 전파력은 재생산지수(1명의 환자가 감염시킨 환자) 기준 최대 1.8로 수도권 이외 지역의 약 3배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리치웨이와 쿠팡 물류센터의 확산 속도 차이를 발생 장소 탓으로 보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는 일반 사업장에서 감염이 이뤄져 종사자와 방문자 명단을 신속히 파악해 격리할 수 있었다. 반면 리치웨이의 경우 방문판매 속성상 복수의 소규모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추가 확산이 일어나 접촉자를 찾아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또 좁은 장소에서 장시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노래하거나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도 높은 감염률로 이어졌다.

코로나19의 주된 감염층은 지난달 초 20, 30대였지만 이달 들어 50∼70대로 바뀌는 양상이다. 특히 이달 들어 확진자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리치웨이 집단 감염 확진자 중 65세 이상은 44.6%에 달한다.

○ 수도권 방역 강화 무기한 연장
수도권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수도권에 적용하고 있는 강화된 방역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 때까지 유지하겠다는 것. 또 고위험시설에 함바식당(건설현장 식당), 인력사무소, 떴다방, 종교시설의 추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학원과 PC방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자출입명부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박물관 등 수도권 공공시설 운영이 중단됐다. 유흥주점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에는 운영 자제 행정명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시민들에게 ‘위기 상황’이라는 신호를 명확히 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 상황이 계속되면 7월 중 2차 대유행이 우려된다는 예측도 나왔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COVID-19 국내 확산 모델링: 2차 확산 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재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다음 달 초 하루 신규 확진자가 약 820명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현 수준보다 증가할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 회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위은지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이태원 클럽#집단감염#수도권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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