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구실 문화 어때요?…교수 “좋죠” vs 학생들 “글쎄요”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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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9일 0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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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교수.© News1 DB
갑질 교수.© News1 DB
출처 한국연구재단.©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출처 한국연구재단.©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최근 고려대 학생들이 뿔났다. 제자 인건비로 지급된 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교수 때문이다. A교수는 지난 2011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수차례에 걸처 소속 대학 산학협력단에 학생 연구원들의 인건비를 청구해 받아내는 수법으로 73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김 교수가 평소 학생들에게 갑질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증언도 제기되고 있다.

교수가 ‘갑’이고 학생들이 ‘을’인 대한민국 이공계 대학원 연구실의 현실상을 반영한 한 예다.

실제 연구실은 어떨까. 갑과 을로 확연하게 나눠진 역할구도에 연구실에서 교수와 청년 과학자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꾸고 있는 모습이다.

고혁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와 한국연구재단 정책혁신팀은 지난 4~5월 국내 청년과학자(연구자)와 교수(연구책임자) 간 연구환경 인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연구실 문화 설문 항목 10가지에 대해 학생과 교수 사이의 인식 차이가 24.8%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가 학생보다 긍정적으로 연구실 문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7점 만점에 평균 6.2점을 줬다. 그러나 학생들은 5.0점 수준에 그쳤다. 서로 온도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이공분야 대학원생 및 박사후연구원 등 청년과학자 3301명과 이공분야 지원사업 수행 교수 2488명이다.

‘진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에 대한 인식 차가 46.5%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동료 및 선배와의 차별’이 32.6%, ‘과제 참여를 통한 경제적 보상’이 30.4%의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도교수의 리더십과 존경’은 12.5%로 나타났다. 비교적 이 항목은 교수들의 긍정적 응답비율이 낮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한 고혁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예상했던 것 보다 학생들의 인식이 비교적 높은 편으로 나와 놀라웠다”면서도 “청년과학자와 교수사이의 인식 차이를 줄이게 되면 결국 현장에서의 연구 만족도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 정책이나 자정의 노력으로 인식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부적으로 학생의 진로에 대한 부분은 해당 항목 중 교수의 노력으로 통제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정부가 다양한 경로설계 등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동료나 선배와의 차별은 교수의 노력으로 인식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부분으로 교수의 보다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도 지난해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고 연구책임자와(PI) 연구원(non-PI)간 연구문화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확인했다.

연구책임자 98%는 프로젝트 관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했지만 연구원은 81%만이 연구책임자가 프로젝트 관리를 잘 한다고 응답했다. 또 연구책임자 97%는 연구원들과 연구결과 논의나 진로상담을 잘 한다고 응답한 반면 연구원은 69%만이 긍정했다. 연구책임자 90%는 연구원들이 연구책임자가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연구자의 66%만이 이 항목에 긍정을 표했다.

고혁진 교수는 “국내외 연구실 모두 어느 정도의 연구 문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구책임자 및 연구원 간 진로 상담 등에 대한 인식 차이가 국외에서는 28%로 비교적 적었지만 국내에서는 46.5%로 상당해 청년과학자와 지도교수 간 보다 활발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것은 물론 지도교수의 보다 깊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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