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천사’ 노벨평화상 후보로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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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고흥군 범국민 추천위원회… 내년1월 평화상 후보로 추천 예정
국제간호협회와 구체적 논의 계획

소록도 천사로 불리는 마리아네 스퇴거(왼쪽)와 마르가리타 피사레크 간호사가 오스트리아에서 40여 년간의 소록도 봉사활동을 회고하고 있다. 2017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한 장면이다. 고흥군 제공
소록도 천사로 불리는 마리아네 스퇴거(왼쪽)와 마르가리타 피사레크 간호사가 오스트리아에서 40여 년간의 소록도 봉사활동을 회고하고 있다. 2017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한 장면이다. 고흥군 제공
‘소록도 천사’로 불리는 마리안느(마리아네 스퇴거·85)와 마가렛(마르가리타 피사레크·84) 간호사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방안이 내년 본격 추진된다.

24일 전남도와 고흥군에 따르면 ‘마리안느·마가렛 노벨 평화상 범국민 추천위원회’(위원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2020년 1월 두 간호사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안효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용상 동국대 법대 교수가 노벨 평화상 추천서 작성과 제출에 참여할 계획이다.

노벨 평화상 추천서를 내기에 앞서 김황식 위원장(71)은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간호협회(ICN)에 참석해 두 간호사의 숭고한 봉사정신을 소개하고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또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을 맞아 11월 국제간호협회와 함께 두 간호사의 노벨 평화상 추천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 산자락의 마리안느·마가렛 나눔연수원이 27일 문을 열고 두 간호사의 봉사정신을 배우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 산자락의 마리안느·마가렛 나눔연수원이 27일 문을 열고 두 간호사의 봉사정신을 배우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고흥군 제공
오스트리아 출신인 마르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는 1962년과 1966년 소록도를 찾아 각각 43년 9개월, 39년 1개월 동안 한센병 환자를 돌봤다. 진물이 나는 환자 상처를 맨손으로 치료하는 등 헌신적으로 인술을 펼치며 몸과 마음으로 사랑을 전해 ‘소록도 할매 천사’로도 불렸다. 이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않고 살다가 나이가 들어 환자에 대한 진료 활동이 여의치 않자 2005년 편지 한 장을 남긴 채 홀연히 섬을 떠났다.

정부는 두 사람의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2017년 11월 마리안느·마가렛 노벨 평화상 범국민 추천위원회를 만들었다. 추천위원회는 지난해 4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사연을 소개하는 등 두 간호사가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힘을 모으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두 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관람한 사람이 45만 명에 달하고 노벨 평화상 추천 서명에 47만 명이 참가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에는 두 간호사의 봉사정신을 배우는 마리안느·마가렛 나눔연수원이 27일 문을 연다. 소록도에서 5km가량 떨어진 산자락에 있는 나눔연수원은 두 간호사의 숭고한 이타정신을 배우는 교육공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비 59억 원이 투입된 나눔연수원은 생활관과 강의실을 갖춘 3층짜리 교육관(연면적 2506m²)과 기념관, 식당, 카페가 있는 2층짜리 전시관(1188m²)을 갖췄다. 기념관에는 두 간호사가 썼던 각종 소품과 사택 내부 모형 등이 전시된다.

송귀근 고흥군수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대한간호협회 국가인재개발원 등과 나눔연수원 활성화 협약을 맺어 자원봉사자들을 계속 키워 내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소록도 천사#마리안느·마가렛 나눔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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