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前사령관 변호인 “검찰수사 성급…죽음의 굿판 거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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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8일 2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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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직전까지 조짐 없어…추가 수사 압박감 토로”
“관행·제도·시스템 고치려 않고 개인에 책임 물어”

세월호 유가족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60·예비역 중장·육사 37기)의 변호인이 검찰 수사가 “성급했다”며 개인이 아닌 시스템에 책임을 묻도록 수사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석동현 법무법인 대호 대표변호사는 8일 오후 7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랫동안 계속되는 죽음의 굿판이 이제 거둬지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강압 수사’ 논란에 대해 석 변호사는 “검찰이 이번 사태에 대해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조사해야 할 대목”이라면서도 “검찰은 자신들이 보고자 하는 것에 너무 성급했고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수사 내용을 가지고 일일이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나 검찰이 좀 성급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영장심사 직전 부인과 서울에서 함께 살 집을 보러 다니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변호인의 설명이다. 그러나 구속영장 기각 이후 검찰의 추가 수사에 대한 압박감을 토로해왔다고 했다.

석 변호사는 “전반적으로 수사를 받고 변호인과 대화하는 동안 굉장히 침통해 있었지만 그런 일을 짐작할 만한 대화는 없었다”며 “다만 저희들이 굉장히 안심시켰음에도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앞으로 있을 추가적인 수사에 대해 계속해서 마음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이 사령부 내 하급자들에 대한 지시 또는 보고 외에도 청와대나 국방부 등 상급자들에게 보고한 내용에 대해서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이 전 사령관이) 그런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걱정을 했다. 이런 일이 없었다면 수사가 진행됐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사령관은) 검찰의 수사, 이전 단계에서 군 수사단에 의해 자신의 하급자였던 간부들에 대해 수사가 이뤄질 때에도 그 점에 대해 안타까워했을 뿐 한 번도 분노와 원망을 드러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석 변호사는 “지나치게 오래 계속되고 있는 광풍이 평생 군인이었던 이 전 사령관을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관행과 제도, 시스템을 고치려 들지 않고 특정 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식으로 일이 된다면 이런 일은 우리 사회에서 또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의 임무 수행과 생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머지 수사기관에서 던지는 질문과 의심, 추궁을 사령관인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겠다는 것이 이 전 사령관의 의지”라며 “아직 남은 군 장성들에 대한 수사나 재판에서 검찰이 군의 명예나 사기를 폄하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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