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앙심 품고… 前동거여성 가족 4명 잔혹살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두달전 헤어진 부산 30대男
아파트 찾아가 前애인 부친 해친뒤 할머니-모친-前애인 귀가순 살해
자신도 질소가스 마시고 목숨 끊어

아파트 들어서는 용의자 헤어진 전 여자친구 등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남성이
 25일 부산 사하구의 아파트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는 이 남성이 범행도구가 든 검은색 가방을
 들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아파트로 진입하는 모습이 찍혀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아파트 들어서는 용의자 헤어진 전 여자친구 등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남성이 25일 부산 사하구의 아파트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는 이 남성이 범행도구가 든 검은색 가방을 들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아파트로 진입하는 모습이 찍혀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30대 남성이 헤어진 여자친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찾아가 일가족 4명을 흉기와 둔기 등으로 잔인하게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후 10시 30분경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박모 씨(84·여)와 박 씨의 아들 조모 씨(65), 며느리 박모 씨(57), 손녀 조모 씨(33)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의 사위는 “가족들과 연락이 안 돼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관과 함께 문이 잠긴 아파트를 열고 들어가 보니 가족들과 남성 1명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화장실에 포개진 박 씨와 박 씨의 아들, 며느리의 시신은 하얀색 비닐과 대야로 가려져 있었고, 목 부분에 졸린 흔적이 남아있던 손녀 조 씨의 시신은 거실에 방치되어 있었다. 용의자 신모 씨(32)는 작은방 침대에서 질소가스를 연결한 비닐봉지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숨진 상태였다.

신 씨는 손녀 조 씨와 교제하다 2개월 전 헤어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신 씨가 24일 오후 4시 12분경 선글라스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검은색 가방을 든 채 아파트로 들어오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 가방 속에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둔기, 전기충격기, 케이블 타이 등이 들어 있었다.

신 씨가 출입카드를 대고 현관문으로 들어왔을 때는 아들 조 씨가 있었고, 24일 오후 5시 52분경 박 씨가, 오후 6시 43분경에는 며느리 박 씨가 귀가했다. 손녀 조 씨는 신 씨가 침입한 지 8시간 후인 25일 0시 7분경 집에 도착했다. 신 씨는 범행 후 25일 오전 9시 50분경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이때 차량에 있던 질소가스통을 들고 갔다. 신 씨가 범행을 저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을 시신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컴퓨터 관련 업종에 종사하다가 최근 실직한 신 씨는 올해 8월까지 손녀 조 씨와 동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 씨가 헤어질 때 앙심을 품고 있다가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살해사건#범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