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 조사받겠다”는 조양호…對국민 언급 물음에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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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20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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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 조사받겠다’ 반복한 조 회장…‘국민사과’엔 침묵
‘총수일가’ 향하는 검찰 수사망… “혐의 보강” 자신감

수백억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News1
수백억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News1

“성실히 조사받겠습니다.”

‘물벼락 갑질’ 논란을 신호탄으로 촉발된 한진그룹 총수일가를 향한 전방위 수사가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미리 외운 듯한 ‘앵무새 답변’만 반복하는 일가의 닮은꼴 태도를 비판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수백억대 탈세와 비자금 조성, 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등 각종 비리의혹으로 20일 검찰에 출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에도 역시 질문과 관계없는 답변만 내놓았다.

◇또 ‘앵무새 대답’ 반복…‘국민사과’ 물음엔 대답 안 해

이날 오전 9시26분, 검은색 에쿠스 차를 타고 서울남부지검 청사 현관문 바로 앞까지 진입해서야 모습을 드러낸 조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인정하는지’ ‘벌써 두 번째 검찰 소환인데,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표정한 얼굴로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답했다.

굳은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선 그는 ’심경이 어떤지‘ ’국민에게 할 말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조 회장이 마지막으로 포토라인에 섰던 3개월 전의 모습과 겹쳐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6월28일 검찰에 출석한 조 회장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다“, ”죄송합니다“ 고 세 차례 답했다. 질문 내용과 관계없이 준비해 온 답변을 ’읊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모습은 그가 1년 전 자택공사 비리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당시와도 닮았다. 당시 조 회장은 쏟아지는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조 회장과 함께 각종 갑질·비리·범죄 혐의로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조 회장 일가‘도 ’닮은꼴 앵무새 대답‘을 반복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총수 일가의 진정성 여부를 놓고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

지난 5월 폭행·업무방해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한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5)는 마치 준비한 대본을 읽듯 여섯 차례에 걸쳐 ”죄송하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같은 달 24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출석한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4) 역시 ”죄송하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총 6차례 포토라인 앞에 선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4번째에서 ”(불법고용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한 것을 제외하고 ’죄송하다‘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거듭해왔다.

조 회장 일가는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회장부터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까지 올해에만 총 11차례 포토라인에 섰다. 조 회장이 이날 4번째로 포토라인 앞에 섰다.


◇총수일가 ’정점‘ 향하는 檢 칼날…”기존 혐의 보강“ 자신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7월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한진그룹 총수일가를 향한 수사망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조 회장은 지금까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를 고발하면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의 혐의에 공정위의 고발에 따른 공정거래법 위반과 별도의 횡령 건 등의 혐의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수사해오던 혐의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는 등 보강이 이뤄졌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조 회장을 상대로 횡령·배임 의혹에 더해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수사해오던 사기·약사법 위반·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도 재차 캐물을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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