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마, 우리 남편은…” 광명시 SNS ‘남녀갈등 조장’ 논란→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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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31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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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인스타그램.
광명시 인스타그램.
광명시 인스타그램.
광명시 인스타그램.
경기 광명시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이 남녀 간 성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지적을 받자 사과했다.

광명시는 30일 인스타그램에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취지로 여자들이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셉트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 다수의 여성은 "너희 남편도 그래? 우리 애들 아빠는 꼭 퇴근하면 집에서 밥 먹는다고 들어와갖고는 밥 차려주면 반찬 투정을 애들 보다 더 한다니까", "집에 들어오면 손 하나 까딱 안 하면서 어쩜 말 끝마다 잔소리고", "말도 마. 우리 남편은 애들 좀 먹이려고 사 놓은 과일이며 빵이며 귀신같이 알고 홀라당 지가 다 먹어버리고, 애들이 좀 놀아달라고 해도 아주 소파에 본드를 발라놓은 것 마냥 꼼짝할 생각도 안 해", "우리 집도 평일이고 주말이고 아주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만 붙잡고 있어", "난 아주 그냥 소파랑 묶어서 누구 줘 버리고 싶다니까" 등의 대화를 나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이 오히려 공감되기 보다는 남녀 간 성 갈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부부끼리 싸우라는 건가?", "황당하다", "이 글의 원래 의도가 뭐 였는지 참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광명시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이날 1차 사과문을 올렸다. 광명시 인스타그램 담당자는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라며 "남녀 갈등을 유발하여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내용을 담았던 것으로 확인했다. 오래전 과거에는 웃어 넘기면서 푸념하는 정도의 내용일 수 있겠지만, 현재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내용이라 판단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31일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광명시청 홍보실장은 "많은 논란을 일으켜 시민 여러분들에게 불편함과 실망감을 초래한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실제 글을 게시한 담당자는 남성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이를 둔 아버지인 본인의 입장에서 자기반성적 의도를 담은 글을 게재하려 하였으나 오히려 논란을 초래하게 된 점 무겁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명시 인스타그램 포스팅으로 인해 현재 논란이 되는 바와 같이 특정 성별에 대한 차별을 느끼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저희의 잘못된 표현으로 논란을 초래하게 된 점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아울러 "앞으로 게시물 작성 시 더욱더 신중하게 하며 시민 여러분들에게 유익한 시정소식을 전달하는 광명시 인스타그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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