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충남지역 6·13지방선거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5일 03시 00분


안희정-박수현 중도하차 이어 구본영 천안시장 구속으로 안갯속
민주당 후보들 잇단 악재에 당혹… 야당 “해볼 만한 선거” 잰걸음

정당 지지율이 크게 앞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과 예비후보들이 잇달아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지역 정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 후보들은 “해볼 만한 선거”라며 발걸음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4일 충남지역 정가에 전해진 새로운 소식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아온 민주당 구본영 천안시장의 구속이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전날 구 시장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 시장은 2014년 6월 지방선거 직전 김병국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5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앞서 김 전 상임부회장은 지난달 5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구 시장의 구속으로 일단 민주당 우위가 점쳐졌던 천안시장 선거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던 구 시장은 1월 출판기념회를 연 데 이어 지난달 30일 민주당 충남도당에 공천을 신청하고 본격적으로 선거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번 구속으로 구 시장의 출마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구 시장과 경선을 준비해온 전종한 천안시의회 의장 및 김영수 천안시의원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눈치다. 자유한국당에는 보령과 서산, 아산에서 관선 단체장을 지내고 도 기획정보실장을 거쳐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상돈 후보가 버티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성폭행 의혹으로 사퇴하고 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여성 문제로 중도하차한 데 이어 구 시장까지 구속되자 민주당에 대한 지역 여론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천안시는 충남지역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제1도시라 민주당은 구 시장 구속에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다.

민주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안 전 지사와 박 전 대변인의 낙마에도 정당 지지도는 큰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구 시장이 결국 기소까지 된다면 충남지역 선거판에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주자였던 이인제 상임고문을 충남도지사 후보로 영입한 한국당 측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한국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젊음을 자랑하던 민주당 소속 단체장과 후보 등이 저지른 행위를 보면 나이가 결코 깨끗한 정치를 약속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경륜을 갖춘 인물이 도정과 시군정을 맡아 안정되게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6세의 젊은 나이에 민선 경기도지사로 일한 경험이 있고 당시의 혁신과 도전은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오랜 정치 경험에서 단련된 역량을 다 바쳐 반드시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에선 양승조 의원(천안병)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이 경선을 앞두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김용필 예비후보(전 도의원)가, 무소속에서는 차국환 예비후보 등이 충남도지사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방선거#충남#지방선거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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