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늘린 투표, 50% 간신히 넘긴 민노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위원장 선거 투표율 53.8% 그쳐… 1차 과반득표 없어 15일부터 결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차기(9기) 위원장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됐다. 사상 두 번째로 조합원 직접 투표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간신히 50%를 넘기는 등 조합원의 외면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노총은 9기 임원선거 1차 투표 결과 김명환 후보(공공운수노조 소속 철도노조)가 득표율 46.5%(19만8795표)로 1위, 이호동 후보(공공운수노조 소속 발전노조)가 17.6%(7만5410표)로 2위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두 후보를 대상으로 15∼21일 2차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결선투표는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임기 3년의 위원장으로 선출된다.

4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는 성립 요건인 투표율 50%를 간신히 넘겨 하마터면 무산될 뻔했다.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고 투표 일정을 하루 연장했음에도 재적 인원 79만3760명 중 42만7421명(투표율 53.8%)만 투표에 참여했다. 최초로 조합원 직접 투표가 도입돼 2014년 12월 치러진 8기 위원장(복역 중인 한상균 위원장) 선거 투표율(62.7%)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국내 제2의 내셔널센터(산별노조의 전국 중앙조직) 지도부를 뽑는 선거에 대한 조합원들의 외면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임원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16개 지역 본부장 선거에서 서울 경북 강원 등 3개 지역은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 민노총의 한 관계자는 “뚜렷한 개혁 노선을 가진 후보가 없어 투표를 아예 포기한 조합원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결선투표에 진출한 두 후보 모두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는 공약을 내놔 정부가 추진 중인 노사정위 정상화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민노총#투표#위원장#조합원#선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