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도교수에 ‘텀블러 폭탄’ 연세대 대학원생 긴급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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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용 상자 열자 폭발… 교수 화상… 동료 “일 많이 시켜 불만 있었다”

13일 오전 연세대에서 사제 폭탄이 폭발해 교수 1명이 다쳤다. 피의자는 교수에게 불만을 품은 연세대 대학원생이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연세대 대학원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 씨(25)를 폭발물 사용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김 씨는 자신이 만든 사제 폭탄으로 같은 과 지도교수 김모 씨(47)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의 한 대학원 친구는 “병역특례업체 전문연구요원을 희망하던 김 씨가 원하는 영어 성적을 받지 못해 걱정이 많았다”며 “김 교수 밑에서 일이 많아 영어 공부를 할 시간이 없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제 폭탄은 이날 오전 8시 37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4층 기계공학과 김 교수의 연구실에서 터졌다. 그가 문 앞 복도에 놓인 종이가방을 연구실로 가져가 안에 들어 있던 택배용 상자를 여는 순간 폭발했다. 김 교수는 얼굴과 손, 목 등에 1, 2도의 화상을 입어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상자에는 음료용 텀블러가 들어 있었다. 지름 7cm의 텀블러 안에는 파편 기능을 하는 6mm 길이의 나사 수십 개가 있었다. 뇌관과 기폭장치, 화약도 확인됐다. ‘텀블러 폭탄’은 테러단체가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크기만 작을 뿐 기본적인 제조법이나 작동원리가 같았다. 2013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 때 쓰인 ‘압력솥 폭탄’(압력솥에 뇌관과 장약, 금속 파편 등을 넣은 것)과 비슷하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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