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노승일 “靑 안종범이 대응문건 보내 檢조사때 허위진술”

입력 2017-01-25 03:00업데이트 2017-04-25 05:2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최순실-안종범 공판서 증언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K스포츠재단 운영 개입을 폭로했던 노승일 재단 부장이 24일 최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청와대가 위증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최 씨는 법정에 들어서면서 노 부장을 노려봤고, 휴정 때도 째려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공판에서 노 부장은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안 전 수석의 보좌관으로부터 ‘(수사) 대응 문건’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노 부장은 “대응 문건에는 미르재단 직원들과 정동구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검찰에서) 조사받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이런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해라’ ‘잘 모르면 기억이 안 난다고 해라’는 내용의 ‘모범 답안지’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검찰에서 사실대로 말하면, 그 내용이 청와대에 올라갈 것 같아서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정동춘 “최순실 반대로 이사장 사퇴 못해”

 이날 재판에 노 부장과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56)은 “재단을 만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해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의 권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최 씨가 단독으로 기업 돈을 걷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에선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전경련 측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정 전 이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했지만, 당시 독일에 머물던 최 씨의 반대로 무산된 사실도 확인됐다. 정 전 이사장은 “독일에서 최 씨가 전화를 걸어와 ‘왜 전경련이 시키는 대로 (사의를 표명)했느냐’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정 전 이사장과 안 전 수석의 지난해 10월 13일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통화 중 정 전 이사장이 “VIP(박 대통령)께서 ‘최 여사(최순실)’에게도 (재단 통폐합 관련) 이야기를 전달해 주시면 안 되겠느냐”고 말하자 안 전 수석은 “최 여사 부분은 (박 대통령이) 저한테 얘기한 적도 없고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다. 아마 대통령께서 (최 씨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검찰은 정 전 이사장에게 ‘(안 전 수석 발언이) 최순실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는 뜻이었냐’고 물었고, 정 전 이사장은 “안 전 수석이 ‘최 여사 이야기하지 마라. 대통령에게 (최순실) 이야기하는 것도 금기다’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 노승일 “최순실과 고영태는 수직적 관계”

 노 부장은 “K스포츠재단에 이사회가 있지만, 모든 이사가 최 씨를 거치지 않으면 선임이 안 됐다”며 “이사회는 유명무실한 기구였고 업무와 자금 집행 등도 모두 최 씨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노 부장은 “최 씨가 지난해 2월 측근들과 회의를 하며 ‘K스포츠재단을 1000억 원 규모로 늘릴 수 있게 기업 출연금을 받아낼 기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또 한때 최 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최 씨의 관계에 대해 노 부장은 “사장과 직원 관계, 수직적 관계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에 대해 “내연관계로 추측된다”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의 헌법재판소 증언을 반박한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 최 씨 측은 검찰의 ‘함정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은 노 부장에게 “검사가 당신을 조사하면서 ‘목소리를 듣고 싶다’며 최 씨와의 통화를 녹음하게 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노 부장은 “통화는 (검찰청이 아니라) 경기 오산에서 녹음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최 씨의 변호인이 ‘검찰청에서 녹음한 것 아니냐’고 재차 추궁하자 노 부장은 “이 자리에서 그냥 나가야 하나. 내가 진실되지 않게 보이냐”며 반발했다.

 재판부는 노 부장이 제출한 최 씨의 ‘포스트잇 메모’를 증거로 받아들였다. 메모에는 ‘5대 거점 종합 스포츠클럽’ ‘포스코 스포츠단 창설 계획’ 등 최 씨가 노 부장에게 내린 구체적인 업무 지시가 적혀 있다. 이에 최 씨 측은 “포스트잇이 어떻게 작성돼 노 부장한테 전달됐는지 모르겠는데 황당하다”며 “재단 운영에서 사익을 추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