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60)가 30일 오전 전격 귀국했다. 최 씨는 귀국 직후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으며 국민께 사죄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 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대표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씨가 검찰 소환에 응하기 위해 영국 런던을 출발해 오전 7시 35분경 귀국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며 "다만 최 씨의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에 따른 피로와 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어 하루 정도 몸을 추스릴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최 씨의 전격적인 귀국 배경에 대해 "너무나 큰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았냐. 어떤 국민적 불상사가 생길지 아무도 장담 못 한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등 유럽 내 다른 국가로 도피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최 씨가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순응하고 있는 그대로 진술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또 최 씨가 국민에게 좌절과 허탈감을 준 것에 깊이 사죄의 뜻도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 씨의 혐의와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 변호사는 "법률적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답변 드리기 적절하지 않다. 변호인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검찰이 최 씨를) 불러서 명명백백 수사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둘러싼 비선 실세 의혹이 본격 제기되자 지난달 3일 독일로 출국했다. 이어 대통령 연설문 유출 및 수정 등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영국을 거쳐 입국했다. 그러나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는 귀국길에 동행하지 않았다.
최 씨의 검찰 소환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1일이나 11월 1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영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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