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시간 돌릴 수 있다면 21개월 복무도 가능…한국에 보탬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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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18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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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넷 방송화면 캡처
사진=인터넷 방송화면 캡처

한국 땅을 밟기 위해 소송을 낸 유승준 씨가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소망할 뿐”이라며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과거와)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 머물며 영화를 촬영 중이라는 유승준 씨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소송의 목적이 대한민국 국적 취득이 아닌 ‘방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유 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발급거부 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유 씨는 17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비자면제협정이 맺어져 있어서 관광목적이라면 무비자로 입국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더 유리한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변호사님들의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병역기피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그의 입국금지가 풀리면 한국 젊은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법무부 측 입장에 대해서는 “이미 14년 동안 입국금지를 당함으로써 이미 병역기피자라는 말이 제 이름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 씨는 “중국에서도 이를 알고 있고, 어떤 일들을 진행할 때 한국의 문제를 거론하며 좀 악조건의 계약조건들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그런데 일적인 부분보다 저랑 관계된 모든 가족의 마음이 많이 아프다. 커가는 아이들에게 당당한 한 인간으로서,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일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가 어떻던 지간에 저의 자녀들 앞에 당당하게 서고 싶고, 그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1976년생으로 이미 마흔이 넘어 군대 지원 자격이 안 되는 나이에 이런 소송을 낸 것이 의도적인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소송을 낸 이슈 자체가 ‘국적 회복’이 아니라 한국 땅을 ‘방문’하고 싶어 그 비자를 내는 행정소송”이라며 “제가 미국 국적으로 한국 땅을 밟는 것하고 군대를 가야 되는 것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에 이건 이슈 자체가(다르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20대나 30대 초반에 소송을 하더라도 저는 이 연령대와 상관이 없는 미국 국적 신분”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의혹도 언급됐다. 그가 세금을 감면받기 위해 한국 국적을 회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법상 미국 국적을 유지하며 중국에서 활동하면 미국과 중국 양쪽에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내법은 외국에서 번 돈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기에 이 경우 중국에만 세금을 내면 된다.

이에 대해 유 씨는 “가장 억울한 부분 중 하나다. 그런 소문이 미국에서 최근에 시행된 ‘해외금융계좌신고법’을 근거로 들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조세 부담을 회피하려면 국적을 변경해야 하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적 회복이 아니라 대한민국 입국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조세 부분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도 않은데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좀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 연예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제가 한국에서 방송활동을 계획한다고 해서 어느 방송국 프로그램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저는 연예인으로서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아직 그런 계획이나 생각은 없다”며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소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그때 내렸던 결정에 대한 대가가 이 정도일 거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했다면, 시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저는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라면, 국방부가 허가한다는 전제 하에 한국 국적 회복 여부와 관계없이 21개월 복무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씨는 “참 면목이 없다. 좋은 소식으로 인사를 드려야 되는데 제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 염려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어떻게 해서든 다시 한국 땅을 밟아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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