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진 UCLA 교수 “훌륭한 공학자 되려면 세상 경험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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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진 UCLA 교수 체험담 소개

“훌륭한 공학자가 되려면 공부뿐 아니라 세상 경험이 중요합니다.”

18일 열린 포럼에서 ‘꿈의 공학, 현실의 공학’을 발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기계 및 항공공학과 김창진 교수(사진)의 체험담이다. 1983년 미국으로 유학을 간 그는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학자로서 명성을 쌓았지만 자신이 고안한 공학 원리를 상업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잉크젯 프린터에 쓰이는 특허를 취득해 기업에 넘기고 ‘일렉트로웨팅(Electrowetting)’ 기술과 관련한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기도 했다.

어떻게 두 가지 일이 가능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소개했다.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다닐 때 그는 수재였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다른 수재들의 과외그룹에는 끼지 못했다. 당시 그는 모형비행기 만들기 모임에 참여하며 사람들과 사귀고 조류인 십자매를 한 쌍 받아 60쌍까지 늘리면서 관찰일기를 썼다. 그는 “십자매를 사육하면서 공학 실험에 필요한 관찰력을 얻었고 모형비행기 모임을 통해 비즈니스에 필요한 사람 관계에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2003년 창업해 2009년까지 6년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수백만 달러를 정부에서 받아 썼는데 대표가 공무원과 한 번도 만나지 않을 정도로 공식적인 절차만 필요했다”고 한국과 다른 창업 분위기를 전했다. 김 교수는 “정부 지원으로 창업했다가 실패를 해도 미국에서는 시간만 손해를 볼 뿐 다음에 창업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며 “한국의 젊은이들이 도전하지 않는 것은 진취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배와 물 사이에 공기를 두어 항해의 저항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아마도 획기적인 연구 결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학자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성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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