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가천대 경찰안보학과, 타대학과 다르다? 주목받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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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하는 리더를 기른다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학생들이 중앙경찰학교를 견학해 시뮬레이션 사격 실습을 하고 있다.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학생들이 중앙경찰학교를 견학해 시뮬레이션 사격 실습을 하고 있다.
“경찰공무원 시험만을 목표로 한 학과가 아니라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와 닿았다. 경찰‘학’, 국가안보‘학’을 학문으로서 배우고 이해하며 기본을 다질 수 있었다. 치안정책 관련 정책연구원의 꿈을 키우고 있다.”(홍선우 씨·4학년)

“‘국가정보학’ 등 다른 경찰 관련 학과에는 없는 안보관련 수업을 통해 사회 전반의 안전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막연히 경찰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넘어 출입국관리직 공무원 시험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변준원 씨·3학년)

“경찰과 국가 안보분야를 합친 융·복합전공 학과여서 지원했다. 테러관련 수업과 범죄학을 들으며 전문 지식을 갖춘 경찰관이 되겠다는 꿈에 한발 다가선 느낌이다.”(황현정 씨·2학년)

이들은 201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경찰과 국가안보분야를 융복합해서 개설한 가천대학교 경찰안보학과 학생들이다.

가천대 경찰안보학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경찰관 양성에 주력하는 다른 대학의 경찰행정학과와 달리 사회 안정과 국가의 안보까지 책임질 리더를 양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국가의 안보분야가 중요해질 것임을 내다본 학과의 선견지명이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개설한지 불과 4년밖에 안됐지만 말이다.

이완희 교수는 “우리 학과는 경찰 이외에 형사사법의 모든 분야(안보분야 포함)에 진출할 수 있다. 더욱이 학교가 수도권(경기 성남시)에 있고,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도 학과의 위상을 높이는데 한몫했다고 본다. 정시 입학성적의 백분위 평균이 87점이나 될 정도로 해마다 점점 더 우수한 학생이 오고 있다”고 했다.

학과가 원하는 인재는 이렇다. 다양한 사고와 문화를 존중하는 열린 가치관, 글로벌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하는 통찰력, 생명과 환경을 존중하는 인간정신, 지역사회와 인류에 봉사하는 덕성,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탐구 자세 등을 갖춘 사람들이다. 학과의 교육 목표이기도 하다.

학과는 이런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학생들에게 단순 지식뿐만 아니라 지역 경찰서 현장실습, 교도소와 보호관찰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해군사관학교, 중앙경찰학교 방문 등 직접 체험을 중시하고 있다. 이론과 현장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학생들은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와 요소, 대처방안 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홍선우 씨는 1학년 때 2박3일의 국가안보 관련 캠프에 참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학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진로를 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 무엇보다 동기생들과의 단합을 통해 경찰안보학과 1기생이라는 자긍심에 눈을 뜨게 됐다고.

교과과정은 어떨까. 1학년은 경찰학, 무도, 형사사법학, 체포술, 경찰수사론 등을, 2학년은 경찰행정법, 범죄학, 형법총론, 국가정보학, 경찰체육실습, 경찰연구방법론, 비교경찰제도론, 형법각론, 경찰보안론 등을 배운다. 3학년은 범죄심리학, 형사소송법, 신종범죄론, 소년범죄론, 범죄통계학, 국제조직범죄론, 산업보안론 등을, 4학년은 테러정책론, 교정학, 피해자학, 경찰윤리, 위기협상론, 범죄예방론, 자치경찰론, 민간경비론 등을 익힌다.

학생들은 2학년부터 자신의 관심분야에 따라 맞춤형 수업에 들어간다. 경찰관이나 검찰수사관이 되려는 사람은 소년범죄론, 자치경찰론 등 경찰학(범죄학) 중심으로,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 군 사이버요원을 꿈꾼다면 국가정보학. 테러정책론. 위기협상론 등 안보분야 교과목 중심으로 들으면 된다.

이들의 진출 분야는 다양하다. 경찰과 보호관찰, 검찰과 출입국 관리직, 국가정보원 등 형사 사법 전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 군 정보기관 같은 곳에서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거의 대부분 학생들이 형사사법 분야에 진출하려 애쓴다. 그러다보니 일반 사기업체에 진출할 기회는 별로 없다. 학과에서는 일반경호·경비 기업에 진출하려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사설경비업체 ‘팍스만 코리아’를 가족기업으로 두고 있으나 지금까지 희망학생이 없다”고 밝혔다. 모든 재학생들이 경쟁률이 높고, 직업안정성과 대우도 좋은 공무원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과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교수진은 7명(전임교수 5명, 초빙교수 2명)이다. 정주섭 교수(경호학), 윤민우(테러), 이완희(범죄학), 박형관(형법), 백승엽 교수(경찰학) 등이 연구와 교육을 맡고 있다. 이완희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해 2015년에 펴낸 ‘한국범죄심리학’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에 뽑혔다.

인상적인 교과목을 알려달라고 하자 새내기 허세호 씨는 백승엽 교수의 ‘경찰학’을, 변준원 씨는 박형관 교수의 ‘인성세미나 수업’을, 홍선우 씨는 윤민우 교수의 ‘국제조직범죄론’을 꼽았다. 허 씨는 “‘대학’이라는 공간은 스승과 제자 사이에 돈독한 정(情)이 없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수업이었다. 학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변 씨는 “인생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했고, 홍 씨는 “‘당연한’ 시각이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반대의 시각에서도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열린 사고’의 의미를 되새긴 수업”이라고 평가했다.

장학금도 풍부하다. 수능 반영 영역 1.6등급 이내 신입생에게는 4년간 전액 장학금(입학금 포함)과 매달 30만 원의 학업보조비를 준다. 정시 최초 합격자 중 수능 성적 반영 2.0등급 이내 신입생에게는 1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 밖에 학술연구장학금, 영어자격증 관련 장학금 등이 있다. 기숙사 시설도 좋아 글로벌캠퍼스 제1기숙사가 585명을, 메디컬캠퍼스(인천)가 357명을 수용한다. 올해 10월 완공 예정인 제2기숙사는 984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다목적실은 교육프로그램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층마다 간이 취사실과 무인세탁실을 두고 있다. 식당, 체력단련장, 세미나실, 독서실, 카페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학과는 2013년 개설 이래 매년 40명을 뽑고 있다. 2016학년도는 수시 26명, 정시 14명이었다. 수시는 가천프런티어 8, 학생부우수자 7, 가천바람개비 5, 적성우수자 6명이었다. 적성우수자 수시 경쟁률은 54.2 대 1을 기록했다. 정시 경쟁률은 6.1 대 1. 남녀 비율은 엇비슷하다.

이 학과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따로 있다. 2016학년도 정시 입학성적의 백분위 평균이 87로 상승한 것(2015학년도 85.5). 새내기 김문준 씨가 가천대 문과계열 전체 수석을 차지해 학과에 기쁨을 더했다.

성남=손진호 전문기자 songb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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