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여성위원장 “여교사 성폭력 가해자 10명 중 7명 교장 등 관리자”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16일 10시 39분


코멘트
사진=전교조
사진=전교조
전국 초·중·고교 여교사 10명 가운데 7명이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 넓은 의미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김성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이 “여교사 성폭력 가해자 72.9%가 교장, 교감 등 관리자들을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애 여성위원장은 16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전교조가 발표한 학교 내 성폭력 관련 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여성위원장은 “대체로 교사들은 여성의 비율이 높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는 남성이 대다수”라면서 “그런 점에 있어서 남성 관리자들은 여교사의 외모, 옷차림, 태도 이런 것들을 아주 쉽게 농담으로 칭찬으로 또는 친밀감의 표현으로 말을 하는데 이런 것들이 통용되는 분위기에서 문제제기를 하게 되면 까다로운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회식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즐겁게 좋게 한다는 핑계로 춤추기를 강요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강요는 관리자들이 직접 하는 경우도 있지만 윗사람에 대한 예의 이런 걸 얘기하면서 교장 교감 선생님께 술을 한잔 따라 올려라 하는 동료 교사들도 있어 거절하기 굉장히 어려운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중·고등학교보다 초등학교에서 피해 사례가 많이 나온 것과 관련해선 “초등학교 같은 경우 여교사 비율이 중·고등학교에 비해 높은데, 관리자는 75% 정도가 남성”이라면서 “남성이 소수인 공동체에서 다수의 여성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한국사회에서는 그런 점들에 대한 교육이라든가 인식이 부족해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보다는 권위를 통해서 교사들을 관리하고 지도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아 (피해사례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고 후 신상 정보 노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엔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 자체가 교사를 보호하는 측면이 매우 부족하다고 본다”면서 “제 생각에는 학교 내에 벌어진 문제를 관련 교육 기관에 신고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기구에 신고할 수 있는 것들이 널리 알려지고 홍보되고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장 시급한 대책이 무엇이냐는 물음엔 “응답자 80%가 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들었다”면서 “낙후된 벽지 지역에 안전을 위한 과감한 예산 편성 등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