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2호선 이번엔 공사 변경說 ‘시끌’

  • 동아일보

“15년 이상 지연된 사업을 또…”
‘서대전~가수원’ 구간 해당 주민들… 동시착공 약속 이행 촉구

“지하철에서 고가(高架)형 자기부상열차로, 고가형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바뀌더니 이번에는 공사를 안 할 수도 있다고요?”

순환선인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해 서대전∼가수원(서대전∼유천∼도마∼정림∼가수원∼관저∼진잠) 구간의 착공 지연 또는 취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대전시와 서구 등에 따르면 최근 ‘서대전∼가수원 구간’ 주변 23개 동 주민자치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대전도시철도 2호선 원안사수 추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구간의 동시 착공 약속 이행과 시민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민검토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이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2호선 서대전∼가수원 구간이 충청권 광역철도망 노선(서대전역∼문화역∼도마역∼가수원역∼계룡역)과 일부 중복돼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위해 취소되거나 미뤄질 수 있다는 말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추진위는 “도시철도 2호선은 15년 이상 지연된 사업으로 당초 고가 방식이었다면 2018년 완공하고 2019년 도시철도 혜택을 누릴 우리 지역을 1단계 착공에서 지연시키겠다는 얘기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추진위는 이 같은 뜻이 담긴 주민 1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대전시 등 관계기관에 내고 시장 면담도 요구했다. 앞서 장종태 서구청장도 동시 착공 불가설이 제기되자 “해당 구역인 계룡로 노선은 소외된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대해 권선택 대전시장이 적극 진화에 나섰다. 권 시장은 27일 대전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참석해 “도시철도 2호선 전체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입장에서 중복구간에 대한 합리적인 추진 절차와 방식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청권 광역철도와 도시철도 2호선,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두 사업이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특히 중복구간은 소홀히 취급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임시회가 개최된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쟁점지역 주민 30여 명이 참석해 권 시장의 발언을 지켜봤다.

이들은 “권 시장 잔여임기가 2년밖에 남아있지 않아 ‘완공시점을 맞추겠다’는 약속이 과연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민검토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해 제도적으로 약속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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