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딸 살해’ 父 살인죄로 기소…피 묻은 배냇저고리 세탁하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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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3개월도 안 된 젖먹이 딸을 상습 학대하고 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한 20대 아버지가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정의 아버지는 범행 직후 피 묻은 배냇저고리를 세탁기에 돌리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1부(부장 박소영)는 6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아버지 A 씨(23)를 구속 기소했다. 남편의 학대 행위를 묵인 한 어머니 B 씨(23)도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와 방임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A 씨는 지난달 9일 오전 5시50분경 부천시 오정구 자택 안방 아기 침대에서 생후 3개월 이 채 안된 딸 C 양을 꺼내다가 고의로 1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린 후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딸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울자 작은방으로 데려가 비슷한 높이에서 바닥으로 또 다시 떨어뜨렸다.

C 양은 같은 날 오전 10시 반경 잠에서 깬 부모에게 발견됐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뒤통수 뼈 골절, 경막출혈 등 두부(머리) 손상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됐다.

A 씨는 1월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1주일에 3차례가량 딸의 뺨을 때리고 손톱으로 머리를 할퀴는 등 상습적으로 딸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5일에는 딸을 목욕시킨 후 몸을 닦아주다가 팔을 제대로 펴지 않는다는 이유로 왼쪽 팔을 세게 잡아당겨 팔을 탈골시켰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분유를 잘 먹지 않고 계속 울어 때렸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A 씨 부부가 딸이 숨지자 4시간가량 집에 머물며 딸의 피가 묻은 배냇저고리 등을 세탁기에 돌려 증거인멸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진단서 위조 방법’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는 등 사망진단서를 위조해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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