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청년 70% “열정페이 경험”

  • 동아일보

호남 지역 청년 10명 중 7명은 열정을 핑계로 저임금 노동을 강요하는 이른바 ‘열정 페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지역 생활정보미디어 사랑방은 14일부터 25일까지 사랑방 홈페이지와 구인 정보 사이트 사랑방 잡을 방문한 호남지역 20, 30대 방문자 835명을 대상으로 열정 페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584명)가 열정 페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29일 밝혔다.

열정 페이 월급은 10만∼30만 원이 35%(203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만∼50만 원 27%(156명), 50만∼70만 원 17%(97명), 70만 원 7%(46명)였다. 심지어 무보수도 14%(82명)에 달했다.

청년들은 열정 페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일하는 이유로 39%(226명)가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어 33%(195명)는 ‘취업난으로 다른 구직 활동이 어려워서’를, 15%(89명)는 ‘졸업·연수 기간 조건’을, 8%(49명)는 ‘취업 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를 이유로 꼽았다.

특히 응답자 56%(325명)는 열정 페이가 ‘취업·진로에 도움이 됐다’고 한 반면 44%(259명)는 ‘도움이 안 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열정 페이의 존속에 대해 응답자의 58%(485명)가 ‘반드시 없어져야 할 악습’이라고 했다.

사랑방 잡 관계자는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열정 페이가 반드시 없어져야 할 폐습이지만 취업난과 구직 애로로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고 답했다”며 “관련 법안과 사회적 분위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열정 페이 근절을 위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인턴 보호 가이드라인에 대해서 응답자의 44%(368명)는 ‘모른다’고 답했다. ‘들어는 봤으나 자세히는 모른다’는 29%(239명)였으며, ‘알고 있다’는 27%(228명)에 불과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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