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아내 승진한 게 더 기뻐” 기획재정부 부부 서기관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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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인사에서 나란히 승진한 정원 부총리실 소속 서기관(왼쪽)과 윤정주 대외경제국 통상정책과 서기관이 정 서기관의 생일에 아들과 함께 한 모습. 정원 서기관 제공
기획재정부 인사에서 나란히 승진한 정원 부총리실 소속 서기관(왼쪽)과 윤정주 대외경제국 통상정책과 서기관이 정 서기관의 생일에 아들과 함께 한 모습. 정원 서기관 제공
“제가 승진한 것보다 그동안 고생한 아내가 승진한 게 더 기쁩니다.”

기획재정부에서 이례적으로 부부 서기관이 탄생했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인사에서 부총리실 소속 정원 서기관과 대외경제국 통상정책과 윤정주 서기관이 나란히 승진했다. 기재부에서 부부가 나란히 서기관에 승진한 것은 두 번째로 2009년 박상영 세제실 자유무역협정관세이행과장과 장보영 예산실 예산관리과장 부부 이후 7년 만이다.

둘은 2003년 행정고시 47회 출신 동기다. 이듬해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 친구 소개로 만나 4년여 간 연애 끝에 2008년 결혼했다. 정 서기관은 기재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 재정기획과 등을 거쳤다. 윤 서기관은 국고국 국유재산조정과와 국채과 등을 거쳤다.

부부가 같은 일을 하다보니 좋은 점도, 힘든 점도 있었다. 정 서기관은 “남들은 공무원이라고 하면 정시 퇴근하는 여유로운 직업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중앙부처 업무는 바쁘기도 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아내와 서로의 업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을 준비하다보면 새벽 퇴근이 일상일 때도 있지만, 아내는 싫은 소리 한 번 없이 묵묵히 집안일을 도맡아 해줬다. 물론 윤 서기관이 바쁠 때는 반대로 정 서기관이 아내를 내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이 바쁘다보니 가정을 돌보기 어려워 7살 난 아들은 윤 서기관의 어머니가 주로 돌봤다. 정 서기관은 “장모님을 비롯해 도와주는 가족들에게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둘의 승진 소식이 전해진 날, 부부는 “이제 서기관이 된 만큼 더 넓은 시야와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세종=신민기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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