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회담’ 두 도지사… 경기-강원 상생약속 지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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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성 우려 씻고 1년만에 결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최문순 강원도지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7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경춘선 평내호평역에서 
경기와 강원지역 기초단체장 등과 함께 손을 맞잡았다. 이들은 ITX-청춘 열차를 타고 춘천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갈등을 끝내고 
상생을 약속하는 토론을 벌였다. 강원도 제공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최문순 강원도지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7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경춘선 평내호평역에서 경기와 강원지역 기초단체장 등과 함께 손을 맞잡았다. 이들은 ITX-청춘 열차를 타고 춘천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갈등을 끝내고 상생을 약속하는 토론을 벌였다. 강원도 제공
지난해 4월 20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강원도청을 찾았다. 취임 후 지방의회 연정과 교육 연정을 추진한 남 지사가 광역 연정을 위해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찾은 것이다. 이날 강원도청에는 개청 이래 처음으로 경기도 기가 게양됐다. 이날 두 사람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그리고 상생을 위한 협력 모델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소속 정당을 달리하는 광역단체장들이 손을 맞잡은 사실에 신선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전시성’ ‘이벤트’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상생 약속 1주년을 앞두고 마침내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경기도와 강원도뿐 아니라 9개 기초자치단체가 함께했다. 7일 강원 춘천시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 ‘경기-강원 상생협력사업 토론회’에 남 지사와 최 지사 그리고 9명의 기초단체장이 모였다. 경기에서는 원경희 여주시장, 서장원 포천시장, 김성기 가평군수, 김선교 양평군수, 김규선 연천군수가, 강원에서는 최동용 춘천시장, 원창묵 원주시장, 이현종 철원군수, 한규호 횡성군수가 참석했다.

경계가 맞닿은 지자체들이 개발사업과 환경시설 설치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것은 한국 지방자치 역사에서 흔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렇게 소속 정당과 시도 경계를 넘어 자치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은 그동안 보기 힘들었다.

이들은 행사에 앞서 경기 평내호평역에서 ITX-청춘 열차를 타고 춘천역까지 35분가량 이동했다. 기차 나들이는 두 지역을 연결하는 철로를 따라 이동함으로써 상생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열차 안에서 남 지사와 최 지사는 마주 앉아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열차에서 내린 뒤 남 지사가 “기차가 좋다”고 말하자 최 지사는 “경치도 좋다”고 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들은 행사장에 도착해 11개 안건을 5개 그룹으로 나눠 토론을 진행했다. 그리고 오후 3시경 9개 항의 공동합의문을 체결했다. 경기도는 강원도의 요청에 따라 평창겨울올림픽 공동응원단 구성과 동계 종목 실업팀 창단을 추진키로 했다. 또 한탄강 유역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10억 원의 용역조사비를 경기도가 3분의 2, 강원도가 3분의 1을 분담키로 합의했다.

특히 2017년 완공 예정인 원주광역화장장을 인접한 지자체들이 함께 이용하기로 합의했다. 총사업비 350억 원 중 강원 원주시가 254억 원, 횡성군이 24억 원, 경기 여주시가 58억 원을 나눠 내기로 했다. 이 밖에 국도 확장·포장, 남이·자라섬 관광특구 지정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남 지사는 이날 “한반도의 허리를 책임진 경기도와 강원도가 많은 갈등을 협력으로 상생시켜 대한민국 최초로 진정한 연정의 모델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최 지사도 “상생협력이 어려운 일이고 인접할수록 갈등이 많은데 강원도와 경기도는 구체적인 협력과제를 논의하고 결실을 맺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남경현 bibulus@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경기도#강원도#열차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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