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542개 공익법인 기부금 명세 첫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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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가 모금액 65% 차지 ‘부익부’… 2014년 기부금 수입 총 3조9120억

국내 공익법인 5542개의 재정 명세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자산 5억 원 이상 또는 기부금 수입 연간 3억 원 이상의 공익법인들로 사실상 현재 활동 중인 사회복지법인과 학술장학법인 문화법인 등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 국내 5542개 공익법인의 지난해 기부금 수입은 총 3조912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법인 1541개에 기부된 돈이 총 1조7672억 원(45.2%)으로 가장 많았다.

5000개가 넘는 공익법인의 재정 명세를 일일이 확인하고 분석한 곳은 한국가이드스타다. 삼일 삼정 안진 한영 등 국내 유수의 회계법인과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영리기관이다. 한국가이드스타는 7년에 걸친 노력 끝에 국세청의 협조를 얻어 이번에 국내 모든 공익법인의 재정 명세를 확보해 분석했다.

기부금 쏠림 현상도 확인됐다. 100억 원 이상을 기부받은 공익법인은 50곳. 액수는 2조5105억 원으로 65%를 차지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더욱 심했다. 100억 원 이상 기부금 수입을 올린 사회복지법인은 1541개 중 1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액은 1조3280억 원으로 전체 사회복지법인 기부금 총액의 77%에 달했다.

이번에 확인된 공익법인 재정 명세는 올 12월 탄생할 인터넷 사이트 ‘도너비게이터(Donorvigator)’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기부자(Donor)에게 이정표(navigator)와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각 단체가 기부금과 모금으로 얼마를 모았는지, 한 해 동안 얼마를 사무실 임차료와 인건비로 사용했는지 ‘주머니 사정’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상당수 공익법인들은 양적 팽창에 치우쳐 정작 가장 중요한 투명성 확보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주주가 기업에 관여하듯 일반 기부자들도 각 단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나눔문화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체들도 재정회계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지현 isityou@donga.com·김재형 기자
#기부#공익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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