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등 개도국 17명 “세계 최고 공항 관제술 배워갑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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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항공기술훈련원 관제교육센터… 수단 등 개도국 17명 실습 구슬땀

22일 아프리카에서 온 관제사들이 항공기술훈련원에서 관제교육을 받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22일 아프리카에서 온 관제사들이 항공기술훈련원에서 관제교육을 받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22일 오후 충북 청주시 항공기술훈련원 관제교육센터. 젊은 외국인 남녀 17명이 진지한 표정으로 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들이 참여한 수업은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유도하는 ‘레이더에 의한 접근 관제법’ 실습. 훈련원이 개발한 최첨단 관제시뮬레이터에 착륙을 앞둔 가상 항공기의 고도와 속도 등이 표시되자 모두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컴퓨터를 통해 실습을 진행했다. 인천과 김포국제공항에 취항하는 항공기를 통제하는 서울접근관제소를 그대로 재현한 시뮬레이터를 통해 이착륙 과정에서의 관제사 역할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들은 부탄 캄보디아 수단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15개 개발도상국에서 6일 한국에 파견된 관제사와 항공정책관들이다. 26일 교육이 끝나면 귀국해 자국의 공항에서 근무하게 된다. 부탄에서 온 페마 장모 씨(29·여)는 “항공기 관제 수준이 높은 한국의 국제공항에서 20년 이상 관제사로 근무한 교수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담당하기 때문에 만족스럽다”며 “사전 테스트를 통해 개인별 수준에 맞게 관제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가 2006년부터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함께 개도국 공항 관제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관제교육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주 과정으로 한국에 들어와 훈련원에서 숙식하며 레이더를 포함한 항행안전시설을 활용해 관제와 항공보안 분야 등의 전문교육을 받는다. 지난해까지 106개국에서 파견된 785명이 훈련원에서 교육을 받았다. 올해는 지금까지 103명이 초청됐다. 틈틈이 서울과 제주 등 관광 명소를 돌아보고 대기업을 방문하는 등 한국의 문화와 산업 수준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개도국을 위한 이런 체계적 지원은 한국공항공사의 항행안전장비 수출 성과로도 연결된다. 한국공항공사는 페루와 몬테네그로, 피지 등에 120여 대에 이르는 계기착륙시스템, 방향무선표지시설, 거리측정기를 수출해 18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교육이 끝나면 모든 수강생을 대상으로 현업 적용 여부 등을 포함한 만족도를 파악해 다음 교육에 반영하고 있다”며 “국산 항행안전장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개도국의 관제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공항관제술#개도국#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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