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역세권 활력, 출퇴근 이용 저조… 대구 모노레일 ‘절반의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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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한달만에 누적 승객 254만명… 서문시장 주말 방문객 40% 급증
65세 이상 무임승차 비율 높고 출퇴근 승객은 예상치의 절반 그쳐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상황실에서 안용모 본부장(오른쪽)이 에이 페더슨 미국 모노레일협회장에게 3호선 건설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상황실에서 안용모 본부장(오른쪽)이 에이 페더슨 미국 모노레일협회장에게 3호선 건설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운행이 순조롭다. 전국에서 처음 대중교통으로 도입해 우려와 기대가 엇갈렸지만 지난달 23일 개통 이후 운행 장애나 안전사고 없이 도심을 달리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25일까지 3호선 누적 승객은 254만277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7만7000여 명이 이용한다. 모노레일은 역세권과 관광지 주변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 개발 속도까지 높이고 있다. 서문시장은 3호선 개통 전보다 평일 20%, 주말 40%가량 방문객이 늘었다. 이 역은 평일 8000여 명, 주말 1만 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하면서 벌써부터 확충 요구가 나온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승객 대기 공간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상인연합회는 8월부터 동산상가∼큰장삼거리 구간(350m)에 야시장을 열 계획이다.

20∼25일 모노레일 시승과 3호선 곳곳을 둘러본 미국 모노레일협회 방문단은 국제적 수준의 운행 기술과 도시 속에 어우러진 구조물을 높이 평가했다. 에이 페더슨 회장은 “스카이레일(모노레일의 애칭으로 ‘하늘열차’란 뜻)이 세계 모노레일 기술을 한 단계 높였다. 각국에 우수성을 홍보하고 특허 기술을 공유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서의 역할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개통 초기 모노레일을 타보려는 승객이 줄면서 실수요 윤곽이 드러났다. 개통 2주간 주말 9만∼10만 명이던 승객은 최근 2주간 7만∼8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1, 2호선보다 출퇴근 등 평일 승객은 적고 65세 이상 무임승차 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당초 예상한 하루 승객 15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전체 30개 역 가운데 일부는 이용률이 떨어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구 학정역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400여 명으로 다른 역의 최대 1만여 명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단지와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북구 읍내동의 한 주민은 “역을 이용하려면 논밭과 공장단지를 한참 지나야 한다. 주거지역과 역을 연결하는 마을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 시설에도 부족한 점이 있다. 원대역 만평역 팔거역 등 일부 역사는 벽면과 천장이 모두 유리로 돼 있어 더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즘 바깥보다 내부온도가 4, 5도 높아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최근 예산 62억 원을 확보해 전체 시설 개선 작업에 나섰다. 승강장 대기실과 화장실 개선 등을 추진한다. 모노레일 출입문 끼임 사고는 감지기 시간을 조정해 줄이고 승객 발빠짐 문제도 이달 말까지 미끄럼 방지 고무판 설치 등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시내버스와 3호선이 중복되는 노선 개편이 추진되면 승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역 주변 명소를 연결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등 승객 유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모노레일#역세권#출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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