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 예천읍 남산공원 필드아처리(사냥 형식을 활용한 양궁) 모의체험 행사에서 참가자가 동물모양의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고 있다. 예천군 제공
제1회 세계활축제가 15∼19일 활의 고장으로 불리는 경북 예천군에서 열린다. 예천읍 한천체육공원과 남산공원 일대에서 ‘활을 쏘자 꿈을 명중시키자’를 주제로 열리는 축제에서는 국궁(國弓)과 양궁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 공연이 펼쳐진다. 활과 영웅 이야기를 비롯해 소리와 영상으로 만나는 활 등 세계의 활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신궁(神弓)’으로 널리 알려진 김진호 한국체육대 교수(53)의 일화도 소개한다. 예천 출신인 김진호는 1979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예천은 이때부터 양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83년 창단한 예천군 양궁팀은 김수녕 장용호 등 국가대표 10여 명을 배출했다.
4명이 한조를 이뤄 숲 속을 다니며 동물 모형 과녁에 활을 쏘는 사냥 체험인 ‘필드아처리’도 선보인다. 매일 오후 3, 4시 공연마당에서는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몽골 부탄 말레이시아 터키 태국 폴란드 등 10개국 궁사들이 전통 옷차림으로 시위를 당긴다. 조선시대 신기전을 재현하고 레이저 음악 분수를 이용한 멀티미디어 쇼도 열린다. 예천 활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마련한다.
예천의 국궁은 조선 숙종 때부터 400여 년 동안 이어져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전국 국궁 장인의 70%가량이 예천 출신이다. 1996년 준공한 ‘예천진호국제양궁장’은 경치가 아름답고 바람도 잔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양궁장이란 평가를 받는다. 세계 각국 선수들의 훈련뿐만 아니라 일반 양궁 체험, 각종 대회로 항상 붐빈다. 예천 주민 상당수는 학창 시절부터 활을 쏘는 기술을 익힐 만큼 자부심이 강하다.
예천군은 지난해 12월부터 한국양궁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 예천읍 청복리 26만1410m²에 생활관, 양궁연수원, 종합훈련센터, 홍보관, 체험학습지구 등을 갖출 계획이다. 이곳을 각국 양궁 선수 및 지도자들의 배움터로 발전시켜 예천을 세계 양궁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보기술(IT)과 접목해 양궁 산업 규모를 넓히는 세계활산업박람회도 추진하고 있다. 이현준 예천군수는 “활을 스포츠뿐 아니라 국궁 및 양궁 제조 산업, 게임, 체험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와 연결한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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