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괴담… 빈집에 S 표시, 털고나면 $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6일 03시 00분


최근 4곳 절도 피해… 불안 확산

대구 달서구와 북구지역 아파트 여러 곳에 ‘특정 표시’가 된 빈집털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경부터 최근까지 달서구 장산로의 아파트 3곳과 북구 구암로 아파트 1곳이 연이어 털렸다. 도둑은 안방 등에 뒀던 현금과 귀금속 등 2000여만 원어치를 훔쳐갔다. 피해를 본 집들에는 출입문 등에 미국 달러와 비슷한 모양의 ‘$’ 표시가 남아 있었다. 잘 지워지지 않는 유성펜으로 새끼손가락 손톱의 절반 크기로 작게 표시됐다. 집주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출입문 손잡이나 초인종 귀퉁이에 그려져 있었다. 도둑은 출입문에 지문 등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집안을 뒤진 뒤 깨끗이 정리해 자신의 자취를 철저히 감췄다. 주민들은 “도둑이 이상한 표시를 한 것을 보면 늘 가까운 곳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문단속을 철저히 하지만 언제 털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도난 피해는 없었지만 같은 단지나 통로에 있는 아파트 7곳(달서구 2곳, 북구 5곳)은 알파벳 ‘S’가 표시돼 있는 것이 발견됐다. 피해 지역에서 탐문 수사를 벌인 경찰은 도둑이 초인종을 눌러 빈집인 것을 확인한 뒤 출입문 등에 우선 ‘S’ 표시를 하고 침입에 성공하거나 물건을 훔친 집은 S에 줄을 그어 ‘$’ 표시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둑은 아파트 공동 출입구를 통해 들어와 주민 왕래가 적은 꼭대기 층과 중간 층 사이를 오가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금품이 털린 집은 10∼20층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찰청 수사과 관계자는 “주민의 진술을 종합하면 범행이 매우 치밀하게 이뤄졌고 2인조 이상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 폐쇄회로(CC)TV 기록 분석과 침입한 수법 등을 확인해 용의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아파트 빈집털이#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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